STX는 자회사의 일부 지분을 매각하는 등 일찌감치 인수자금 확보에 나서는 모습니다. 자금력에서 우위를 가진 SK는 ‘SKT 단독입찰’이라는 카드를 내세워 자신감을 드러냈다.
STX는 10일 STX유럽이 보유한 STX OSV의 지분 18.27%를 시간외거래를 통해 주당 1.33싱가포르달러의 가격에 옥지프(Och-Ziff)에 지난 8일자로 매각했다고 밝혔다. STX는 이번 지분 매각을 통해 약 2500억원의 자금을 확보했다.
SK에 비해 상대적으로 자금력이 밀린다고 평가받던 STX가 기선 제압을 한 것이다. STX OSV의 지분을 매입한 옥지프는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돼 있으며 운영자산이 약 290억 달러에 이르는 세계적인 투자펀드다.
앞서 STX OSV는 지난해 11월 싱가포르 증시에 상장, 약 31%의 지분을 공개 매각한 바 있다. STX유럽은 이번 지분 매각 후에도 지분의 50.7%를 보유하게 돼 최대주주 위치를 유지할 수 있다.
STX 관계자는 “이번 STX OSV의 지분 매각이 해외 투자자금 회수에 대한 좋은 징표가 될 것”이라며 “이를 계기로 그룹의 재무건전성은 더욱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SK텔레콤은 컨소시엄 구성없이 단독으로 하이닉스 인수에 나섰다. 외부도움 없이도 3조원 안팎의 하이닉스 인수자금을 마련하는 데 어려움이 없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은 지난 3월 기준 현금 1조5000억원(단기금융상품 포함)을 보유하고 있다. 설비투자를 위해 들어간 현금을 빼고 남은 현금인 연간 잉여현금흐름(FCF)는 1조4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지난해 9월 단말기할부채권을 하나SK카드에 넘겨 향후 3년간 단말기할부채권 감소로 현금유입도 3조원이 넘을 전망이다.
최윤미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SK텔레콤은 국내 이동통신시장의 50%를 점유하고 있으며, 연간 2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창출할 수 있다”며 “인수전에 쓸 실탄은 넉넉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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