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 재산 문제로 남북 전면 대치= 2008년 7월11일, 북한군의 총격에 의해 우리측 관광객 고(故) 박왕자씨가 사망하면서 금강산 관광은 중단돼왔다. 지난해 금강산지구 내 남측 자산에 대해 몰수·동결 조처를 내린 북한이 최근 ‘재산 정리’라는 압박 카드를 꺼내면서 금강산관광 문제는 또 다른 파국을 불러일으켰다.
북한이 현대아산의 독점권 효력을 취소한다고 밝힌 데 이어 금강산국제관광특구 신설, 금강산국제관광특구법 발표 등의 후속행동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급기야 남측 당사자들에게 13일까지 재산정리안을 가지고 금강산에 들어오라고 요구, 이에 불응하면 재산권을 포기한 것으로 간주하고 법적처분을 하겠다고 위협했다.
금강산국제관광특구법에 따라 기업등록 및 재산등록을 통해 국제관광에 참여했거나 자산을 임대·양도·매각할 것을 요구하면서 그렇지 않으면 처분하겠다는 북측의 일방적 통보다.
정부는 13일 우리측 지역 또는 북측이 편리한 시기와 장소에서 협의할 것을 북측에 제의해 놓은 상태로 현재까지 답변은 오지 않았다. “일방적인 재산권 침해”라며 민간사업자들의 단독 방북은 불허했다. 긍정적 성과를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남북 모두 입장변화가 미미해 실질적인 해결책이 나오기는 어렵다는 관측이다.
◇정부 “민간 단독 방북 불허” 기업 손실 ‘눈덩이’= 이런 가운데 민간업체들의 손실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모습이다.
정부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아산은 관광 중단 이후 3년간 누적 매출손실이 3900억원에 달한다. 직원 수도 수차례의 구조조정에 의해 관광 중단 이전인 1000명에서 무려 70% 가량 줄었다. 1999년 2월 현대그룹의 대북사업을 전담하는 회사로 창립된 현대아산의 경우 금강산 관광을 주력사업으로 한다.
현대아산 협력업체들 가운데 상당수도 사실상 파산상태에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금강산관광의 관문이었던 강원도 고성지역 역시 큰 타격을 입었다. 관광 중단으로 고성지역에서는 지난 5월 말 현재 986억원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됐다. 아울러 한국관광공사 등의 피해액까지 합치면 작년 말까지 6285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는 추산했다.
한편 천해성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금강산 관광객 박씨 피격 3주년과 관련해 명복을 비는 한편 “북한은 우리 사업자의 재산 몰수·동결, 재산정리 등 일방적 재산권 침해행위를 즉각 중단하고 금강산관광 문제해결과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진정성 있는 태도변화를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만 금강산관광 재개 조건과 관련, 피격사건에 대한 진상 규명과 신변안전 및 재발방지를 위한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는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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