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총장 직에 자신의 인사를 임명하려는 홍 대표와 “홍 대표의 (전당대회)캠프인사는 안된다”고 맞서는 최고위원들의 대립이 계속되는 가운데 이들은 1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의견조율에 나섰으나 양측의 입장차가 좁혀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최고위 갈등 정점 금일 재 논의
홍 대표는 자신의 측근이자 원내대표 재임 시절 원내대변인을 맡았던 김정권 의원을 사무총장으로 앉히는 대신 당 대변인과 대표 비서실장 등에 대한 인사는 “내놓겠다”며 나름의 중재안을 내놨으나 유승민 원희룡 최고위원이 “사무총장에 대표 측근은 안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상황이다.
유 최고위원은 이날 회의 전에 가진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사무총장은 공천 실무를 장악하는 공천 시스템의 핵심인만큼 이 자리 만큼은 측근은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못박았다.
특히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는 고성이 오가며 험악한 분위기 까지 연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홍 대표는 “당 대표가 사무총장 하나 마음대로 못하느냐”며 언성을 높였고, 한 참석자는 “멱살 잡기 직전 까지 가는 상황”이었다고 전했다.
또 비공개 회의 중 20여 분 간 진행된 것으로 알려진 당직인선 논의에서 홍 대표는 회의 중간 흥분한 표정으로 회의장에서 나왔다가 들어가기도 했다.
홍 대표는 이날 강력하게 반대의사를 표명했던 유승민 원희룡 최고위원의 반대를 인정하고 표결처리를 강행하려 했으나 다른 최고위원들이 이에 동조하지 않아 12일 회의에서 다시 논의키로 했다.
◆ 왜 ‘사무총장’ 인가
당 사무총장 직을 두고 홍 대표와 최고위원 간 갈등이 극심한 이유는 사무총장이 내년 총선 공천의 가장 중요한 역할을 맡기 때문이다.
홍 대표가 사무총장을 제외한 다른 인사는 양보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과, 유 원 최고위원이 이에 강력하게 반대하며 사무총장에 ‘캠프 인사’만 아니면 된다는 뜻을 내비친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특히 최고위원 중 유일한 친박(친박근혜)계인 유 최고위원과 친이(친이명박)계의 지원을 업고 출마한 원 최고위원이 내년 공천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사무총장직에 홍 대표의 입장을 대변할 수 있는 ‘캠프 인사’에 대한 반대 의사를 굽히지 않는 것은 계파 자체에 대한 위기감도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지난 18대 총선에서 사무총장을 지냈던 이방호 전 의원은 친박계 인사를 무더기로 공천에서 탈락시키며 이른바 ‘공천학살’의 주역으로 떠오른 바 있다.
원 최고위원 역시 직전 사무총장 때 선거관리대책위원장 등을 통해 지난 4·27 재보선 등에서 당 공천 과정에 핵심적 역할을 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