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큰 책임은 분명 관리를 맡은 서울시에게 있다. 운영 및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 것이다. 하지만 서울시의 담당 팀장은 모든 잘못을 민간 업체에 돌렸다. 한 통신업체의 네트워크가 과부하에 걸리면서 장애가 발생한 것이지 시는 아무런 책임이 없다는 식이다. 오히려 문제를 수습하기 위해 시에서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억울하다는 표현도 썼다.
대여소가 녹이 슬 정도로 방치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한술 더 떴다. 대여소 관리는 공공근로자들에게 맡겨놨는데, 녹이 슬었다면 이들이 제대로 일을 안 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정확히 어느 대여소에 녹이 슬었는지를 알려주면 누가 일을 제대로 안 했는지 파악해서, 일을 제대로 시키겠다고 했다.
변명이 궁색하다. 마치 전쟁에서 진 장군이 부하 때문이었다고 말하는 것 같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정책을 총괄하는 시청의 책임자가 할 말은 아닌 것이다.
서울시는 장마철 자전거 관리에 있어서도 허술한 모습을 보였다. 호우경보가 내리자 이용자의 안전과 시설 관리를 위해서 대부분의 공공자전거를 회수했지만 일부를 남겨뒀다. 비가 많이 온다고 자전거를 전부 회수하면 일부 이용자가 항의를 한다는 설명이다. 이용자의 안전이 걱정되다면, 오히려 아무리 민원이 들어와도 이를 설득시키는 것이 당연하다. 물이 넘쳐 통제되는 잠수교를 운전자가 건너고 싶다고 통과시켜줄 수는 없는 것이다.
공공자전거는 도시의 오염 물질 배출과 에너지 소비를 줄이기 위해서 등장한 새로운 교통수단이다. 자동차와 버스 등의 수요를 흡수해 오염 배출을 줄이고, 녹색교통을 실현할 수 있는 훌륭한 수단이다. 이 제도가 정착되고, 전국적으로 확산되기 위해서라도 좀더 책임감 있는 자세가 절실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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