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시장 '망 중립성' 뜨꺼운 감자로 떠 올라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11-07-12 18:22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아주경제 한운식 기자)

"인터넷이 각 나라의 국내총생산(GDP) 성장은 물론 글로벌 경제위기 극복에 크게 기여했다. 앞으로 인터넷 시대를 넘어 스마트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유·무선 인터넷 사용량 폭증과 통신망 관리 주체를 정하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지난달 28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인터넷경제 고위급 회의에서 말한 환영연설의 일부분이다.

여기서 최 위원장이 언급한 통신망 관리 주체를 정하는 문제는 정확히 ‘망중립성’을 가리킨다.

망 중립성이란 인터넷 망을 통해 전송되는 모든 전자적 통신은 콘텐츠, 애플리케이션, 서비스, 단말기 제공사업자 및 최종이용자에 관계없이 동등하게 취급되어야 한다는 것.

망 중립성이 뭔지에 대해 이런 저런 의견이 제기되자, EU 집행 위원회가 내 놓은 정의다.

쉽게 말하자면, 통신망을 통해 특정서비스가 제공되는 것에 대해 망 사업자가 이를 막아서는 안 된다는 얘기다.

망 중립성 논란이 세계적인 이슈로 급부상하고 있다.

'스마트 혁명'의 바람을 타고 스마트폰과 태블릿PC가 빠른 속도로 보급되면서 부터다.

이들 기기에 애플케이션으로 올라가는 스카이프· 바이버· 왓츠앱 같은 무료 문자, 인터넷 전화 서비스가 통신사의 수익 모델을 급속히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지난해 말 모바일 인터넷 분야를 제외한 망 중립성 법안이 통과됐다.

모바일 부문에서 사용시간과 데이터양에 따른 망사업자들의 과금을 인정한 것이다.

이로 인해 이동통신사들은 한숨을 돌렸지만 여전히 분쟁의 불씨는 남아있는 상황이다.

유럽에서도 망 중립성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최근 네덜란드는 통신사업자들이 인터넷 전화 서비스인 ‘스카이프’ 등 경쟁 서비스를 사용하는 고객에게 추가 요금을 물리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보다폰· T모바일 등 통신사업자들은 수익이 줄어들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망 중립성은 바다 건너 딴 나라의 문제만은 아니다. 국내에서도 역시 논란거리로 등장했다.

우선 당장 무료 문자 서비스인 카카오톡 사례를 들 수 있다.

이 서비스의 이용자는 2000만명선을 넘어 섰다. 이 서비스 제공 업체인 카카오와 이통사들간의 신경전이 한창이다.

이통사가 문자 메시지로 벌어 들이는 수익이 확연하게 줄어 들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스마트폰을 통해 무료 인터넷 전화까지 할 수 있게 되자, 이통사들은 요금제에 따라 스카이프· 마이피플 등 인터넷 전화 서비스를
제한하고 있는 상황이다.

KT·SK텔레콤·LG유플러스 이통 3사들은 "비싼 돈을 들여 깔아놓은 통신망에 인터넷 전화 사업자들이 무임승차하는 격”이라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러나 인터넷 전화 서비스와 SNS 제공 업체들은 통신사들의 규제가 국제 경쟁력을 저해한다며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앞으로 상황은 더 복잡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애플의 무료 문자 서비스인 ‘아이메시지’가 올 가을 시장에 풀리고, 국내 포털업체들은 인터넷 전화 서비스를 강화할 예정이다

때문에 올 하반기 통신시장에서 망 중립성은 요금 인하와 주파수 경매에 이은 또 하나의 뜨거운 감자’가 될 것으로 떠 오르고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