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소연은 ‘연장전의 여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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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7-13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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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경수 기자) 제66회 US여자오픈은 한국선수들의 독무대였다.

악천후로 순연된 대회 마지막 날 경기가 12일 오전(한국시각) 미국 콜로라도 스프링스의 브로드무어GC 동코스(파71)에서 속개됐다.

우승 향방은 이미 3언더파로 경기를 마친 서희경(25·하이트)과 그를 1타차로 추격하는 유소연(21·한화)의 2파전으로 좁혀졌다. 크리스티 커,안젤라 스탠퍼드 등 상위권 미국 선수들은 더이상 스코어를 줄이지 못했다.

길이 433야드의 18번홀(파4). 유소연이 약 2m 거리의 버디 퍼트를 극적으로 넣으면서 서희경과 연장전에 돌입했다. 두 선수는 2009년 국내 정상 자리를 놓고 경쟁을 벌였던 사이다.

 그런 둘이 한국 선수끼리는 최초로 세계여자골프 메이저대회에서 연장전을 벌이게 되면서 밤늦은 시간까지 TV를 보며 숨죽이던 국내 팬들이 느끼는 스릴은 배가됐다. US여자오픈 연장전은 USPGA챔피언십처럼 ‘3홀 플레이오프’로 치러진다. 이날 연장전은 16,17,18번홀에서 열렸다.

 올 상반기 10개 대회를 치를 때까지 한국 선수의 미국LPGA투어 우승 소식은 전해지지 않았다.이런 상황에서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US오픈 연장전을 한국 선수들끼리 벌인 것은 한국 골프사에도 남을 일이었다.

 지금까지 미LPGA투어에서 메이저대회를 제외하고 한국 선수 간에 연장전이 벌어진 것은 2000년 9월 세이프웨이클래식에서 김미현과 장정이 처음이었다. 당시 김미현이 우승을 차지했다. 2002년 7월 박희정과 한희원이 사이베이스 빅애플클래식에서 맞붙은 것이 두 번째였다.

 메이저대회에서 처음 열린 한국 선수들 간 연장전에서 웃은 쪽은 유소연이었다. 유소연은 16번홀에서는 파로 서희경과 우열을 가리지 못한 뒤 17번홀에서 버디를 낚아 보기를 한 서희경을 순식간에 2타차로 앞섰다. 먼저 티샷을 날린 서희경의 볼이 오른쪽으로 밀리면서 페어웨이를 벗어나자 유소연은 페어웨이와 그린을 차례로 공략해 버디를 잡았다. 그 반면 파 퍼트가 오른쪽으로 빗나간 서희경은 유소연이 버디 퍼트를 넣으면서 2타 차로 뒤져 사실상 승기를 잃었다.
 
이날 연장전은 유소연이 심리적으로 유리한 입장이었다. 전날 4라운드를 끝낸 서희경에 비해 연장전이 열린 16~18번 홀에서 4라운드 잔여 경기를 치렀고, 쫓아가는 입장이라 심리적 압박감도 덜했기 때문이다.

 유소연은 프로데뷔 초기엔 연장 승부에서 약한 모습을 보였다. 2008년 한국여자오픈에서 신지애와 연장전을 벌였지만 2위에 그쳤고, 2009년11월 대신증권-토마토투어 한국여자마스터스에서도 연장전에서 져 눈물을 흘렸다.지난해 11월 ADT캡스챔피언십에서도 편애리에게 연장전에서 우승컵을 내줬다.

그러나 유소연은 골프팬들에게 연장 승부에서 강한 선수로 알려져 있다. 2009년 5월 라데나CC에서 열린 두산매치플레이챔피언십은 유소연이 연장 승부의 대가라는 평을 듣게 한 경기였다.유소연은 당시 최혜용을 상대로 9차 연장까지 가는 대결을 벌인 끝에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하루에 44홀을 돌고, 결승전 시간만 7시간이 넘게 걸린 ‘대접전’이었다.

유소연은 이어 2010시즌 개막전으로 2009년 12월 중국에서 열린 차이나레이디스오픈에서 서희경을 연장접전 끝에 물리쳤다. 이번 US여자오픈 연장전에서도 당시 서희경과 맞붙어 이긴 연장승부가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가져다준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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