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SC제일은행 노조에 따르면 파업기간 수신 잔고가 큰 폭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노조의 배광진 홍보부장은 본지와의 전화통화를 통해 "파업을 시작한 지난 27일부터 12일 현재까지 은행의 수신은 8000억원 정도 빠졌다"며 "12일 하루에만 기업 예금은 700억원이 빠지는 등 이탈 사태가 심각하다"고 말했다.
지난 2004년 씨티은행과의 합병을 반대하며 파업을 했던 옛 한미은행의 경우 파업 3일만에 전일대비 5805억원의 수신이 감소한 바 있다. SC제일은행의 피해 규모가 상대적으로 적은 것은 인터넷 뱅킹 등 최근 비대면 거래가 활성화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금융감독원의 일반은행 검사국 관계자는 "거래 기업들의 결제 시기가 다 다르기 때문에 예금이 빠질 때도 있고 늘 때도 있다"면서도 "하지만 최근 영업점 일부를 닫았으니 이제부터 추이를 좀 지켜봐야 한다"고 답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예금 신규 가입 등이 어려운 상황에서 파업이 길어지고 있어 장기적으로는 여·수신이 감소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SC제일은행은 지난 11일, 영업점 직원들의 업무 과중에 따른 리스크와 금융사고 방지를 위해 총 392개의 영업점 가운데 43곳의 영업을 일시 중지했다.
노조는 이에 대해서도 "이번 34곳의 영업점이 문을 닫은 것은 실적이 낮다는 이유로 지난 3월 27곳의 지점을 폐쇄한 것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당초 사측은 더 많은 지점을 폐쇄하려 했으나 노조의 반발에 따라 27곳으로 축소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노사는 지난 7일부터 성과연봉제 도입 등을 둘러싼 임금단체협상 타결을 위해 대표 협상 및 실무진 추가 협상에 들어갔으나, 10일 오후까지 입장 차만 재확인한 채 결렬됐다.
노조는 이날 500여명의 노조원이 오전 11시쯤 서울로 상경해 남대문, 동대문, 서울역, 용산역, 잠실역, 강남역, 광화문사거리. 명동-을지로 입구, 건대입구, 선릉역, 등에서 시민들에게 '대국민 호소문'을 전달하며 거리 선전 투쟁에 들어갔다.
거리 선전 투쟁을 끝낸 이들은 오후에 다시 파업 현장인 강원도 속초로 내려갔으며, 노조는 앞으로 이러한 거리선전 투쟁을 지속적으로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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