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지플레이션 잘 대처해도 본전?

김호준 모바일 뉴스부 기자

(아주경제 김호준 기자) 20여일 계속되는 장마로 배추·상추 등 채소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과일은 일종량 부족으로 작황이 부진한 데다 배추와 상추 등 잎뿌리채소 가격은 한달새 2~3배 가량 뛰었다.

더 큰 걱정은 게릴라성 집중호우로 중부와 남부지방의 저지대나 평지에 위치한 비닐하우스가 침수되면서 피해도 커지고 있다. 장마철에는 농산물의 생산량이 부족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관련 물가가 오르는 것이 사실 통상 있는 일이다.

문제는 하반기 각종 공공요금 인상이 예고돼 있는 상황에서 농산물가격까지 오른다면 그렇지 않아도 가벼워진 서민층 호주머니 사정이 악화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지난해 9월에도 있었던 배추파동 사례도 비슷한 예다. 채소가 많이 생산되는 우리나라는 ‘베지플레이션’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베지플레이션은 채소를 뜻하는 베지터블(Vegetable)과 물가상승을 의미하는 인플레이션(Inflation)의 합성어다. 채소값이 오르면서 일반 물가도 덩달아 상승하는 현상을 말한다.

베지플레이션은 생산자인 농민이나 소비자인 서민층 모두에게 고통을 준다. 가격이 오른다고 해서 농민의 손에 더 쥐어지는 것은 없다. 소비자는 소비자대로 오른 물가에 가계 부담만 커진다. 그래서 유통시스템이 중요하고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

그러나 정부도 아무리 한다고 하지만 언제 어디서 터질지 모르는 자연재해 앞에서는 쉽게 무너지는 것이 다반사다. 그래서 정부를 비롯한 농민, 농업관계자는 자연에 대한 위험을 항상 감안해야 한다. 아쉽게도 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홍수, 태풍 등의 상황이 닥치면 화살은 정부로 돌아간다. 이같은 위험을 대비해 운좋게 잘 처리해도 본전인 것이다. 정부에게 채찍을 가하는 것도 좋지만 ‘격려’라는 당근도 필요할 때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고궁걷기대회_기사뷰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