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건이 화제가 되고 있는 이유는 사건을 접수한 파출소에서 가해자가 콘돔을 사용했다는 이유로 성폭행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 했기 때문이다.
구이왕(貴網)의 12일 보도에 따르면 동 사건은 5월 17일 구이저우(貴州) 비제(畢節)시의 한 중학교에서 비롯됐다. 당일 26살의 영어교사 저우친(周琴)은 학교에서 열린 법률제도 관련 세미나를 마치고 교장 및 참가 공무원들과 함께 회식을 가졌다. 이 때 교장이 저우친에게 동석할 것을 종용했고, 저우친은 할 수 없이 공무원들에게 술잔을 따르다가 자신도 본의 아니게 여러잔을 마시게 되었다.
과음한 저우친은 집에 돌아 가려고 했으나 왕중구이(王忠貴, 28세) 국토자원관리소 소장이 그녀에게 집까지 바래다주겠다고 하였다. 그녀는 당시 수차례 거절을 하였으나 왕 소장은 끝내 그녀를 차에 태웠고 자신의 사무실로 데려가 성폭행을 했다.
사무실로 들어간 그녀는 위험을 직감하고 기지를 발휘하여 화장실로 몸을 피했지만 왕 소장이 사다리를 사용하여 창문으로 들어왔고 술에 취해 일어나 정신을 차려보니 알몸으로 그의 침대 위에 있었다는 것.
저우친은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신고했다. 하지만 관할 파출소는 “콘돔을 사용했으면 성폭행이 아니다. 전부 당신이 잘 못해서 일어난 일 아니냐, 그냥 조용히 사적으로 처리하라”며 저우친을 몰아세웠다.
알고보니 문제의 발언을 한 사람은 파출소 교도원 종시엔총(鐘顯聰)으로 전날 같이 술자리에서 있었던 사람이었다.
다음날 경찰은 추가조사를 통하여 정액, 콘돔, 사건에 사용된 사다리 등 구체적인 물증을 확보하고 20일 왕중구이를 형사구류하였다. 하지만 6월 3일 황당하게도 ‘증거부족’ 을 이유로 왕중구이는 풀려났고, 이를 비난하는 여론이 들끓자 지난 7월 13일 결국 다시 구속됐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