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은행계좌와 연계해 전업계 카드사보다 적극적으로 체크카드 마케팅에 주력해온 만큼 수수료율 인하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우려한 조치다.
17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지난 3월 31일부터 체크카드 수수료율은 중소가맹점에서 약 2%에서 1%로, 일반가맹점은 2.0~2.5%에서 1.5~1.7%로 하향 조정됐다.
이로 인해 중소상공인들은 올해에만 약 2600억원의 비용 절감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거꾸로 카드사 입장에서는 체크카드 수수료 인하로 인해 그만큼 수익이 줄어드는 셈이다.
카드사들은 이에 따라 부가서비스 적용 기준 강화 등을 통해 고객에게 돌아가는 혜택을 축소하며 수익을 보전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우리은행은 오는 10월부터 우리V체크카드 부가서비스 혜택을 줄이겠다고 밝혔다. 부가서비스 제공기준을 이전 3개월 동안 30만원 사용에서 전월 20만원 이상일 경우에만 해당하는 것으로 정했다.
기업은행 역시 오는 12월부터 전기료 결제전용 체크카드의 캐시백 적립 요율을 현재의 1.05%에서 0.75%로 내린다고 공지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전기료 결제전용 체크카드는 일반고객 대상이라기보다는 아파트관리소 등 매우 특별한 경우"라며 "자금조달이나 카드발급비용 등을 고려해볼 때 어쩔 수 없이 인하한 측면이 크다"고 말했다.
농협은 내년 1월부터 체크카드의 OK캐시백 포인트 적립 기준을 월 10만원에서 20만원 이상으로 상향조정한다.
체크카드의 고객 혜택 축소 움직임과 관련, 한 은행계 카드사 관계자는 "체크카드 시장은 은행계가 전업계보다 훨씬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부분"이라며 "하지만 일반 신용카드보다 수수료율이 낮은 상태에서 이를 더 낮춤에 따라 수수료 마진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체크카드 활성화를 추진하는 금융당국 계획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당국에서는 가계부채 등의 불안감을 덜기 위해 소득공제 범위를 늘리는 등 체크카드 활성화를 적극 권장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가맹점 수수료가 줄어드니 그 범위 내에서 부가서비스를 줄여나가는 카드사들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 "단기적으로는 고객들에게 돌아가는 부가서비스가 축소되는 게 불가피할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 봤을 때 체크카드 활성화를 통해 지급결제 비용 등을 줄여나가도록 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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