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아일랜드의 대런 클라크(42)가 남자골프 시즌 세 번째 메이저대회인 제140회 브리시티오픈에서 생애 첫 타이틀 따자 외신들은 이렇게 전했다. 브리티시오픈 우승자에게는 은빛 트로피 ‘클라레 저그’가 주어진다. 챔피언과 트로피의 이름이 비슷하자 재미있게 조어(造語)를 한 것.
만 43세 생일을 한 달 남겨둔 ‘베테랑’ 클라크는 18일(한국시각) 잉글랜드 샌드위치의 로열 세인트 조지스GC(파70)에서 끝난 대회에서 4라운드합계 5언더파 275타(68·68·69·70)를 기록, 더스틴 존슨과 필 미켈슨(이상 미국)을 3타차로 제치고 트로피와 함께 약 15억원의 상금을 받았다.
대회 전까지 클라크가 우승하리라고 예상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세계랭킹 111위에다가 40대 초반의 잊혀져가는 선수로 최근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 못했기 때문. 팬들은 그러나 그가 2000년 한 매치플레이대회에서 타이거 우즈를 꺾고 우승했고, 2006년엔 아내가 유방암으로 사망한 직후인데도 라이더컵에 출전해 유럽의 완승을 이끈 기억을 간직하고 있었다. 그래서 그가 2라운드에서 공동선두로 나서자 관심을 쏟기 시작했고, 그는 마침내 우승으로써 팬들의 기대에 부응했다. 이 대회 20번째 출전만에 꿈을 이뤘다. 세계랭킹도 81계단 치솟아 30위가 됐다.
클라크는 우승 후 “오늘은 내가 해야 할 플레이를 했다”며 “어리석은 실수를 하지 않으려고 노력했고 그것이 우승의 원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뚱뚱한 체격만큼이나 시가와 맥주를 즐기며 인생을 여유롭게 사는 스타일이다. 그는 “북아일랜드로 돌아가 기네스를 한잔하고 싶다.나는 그냥 골프를 즐기는 평범한 사람이다”고 덧붙였다.
클라크는 1967년 44세의 나이로 이 대회에서 우승한 로베르토 데 빈센조(아르헨티나) 이후 최고령 챔피언이다. 인구 170만명이 안 되는 북아일랜드는 지난해 US오픈에서 그레임 맥도웰, 올해 US오픈에서 로리 매킬로이가 우승한 데 이어 다시 메이저 챔피언을 배출했다. 최근 13개월동안 세 명의 메이저 챔프를 탄생시켜 ‘골프 강국’의 이미지를 심었다.
클라크는 최종일 동반플레이어 존슨이 13번홀까지 2타차로 추격하고, 미켈슨이 초반 무서운 기세로 공동 선두까지 올라왔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클라크는 베테랑의 관록을 바탕으로 안정된 플레이를 펼친 반면 두 추격자는 제 풀에 무너졌다. 미켈슨은 11번홀에서 60cm거리의 파퍼트를 놓친 후 보기를 3개나 쏟아냈고, 존슨은 14번홀에서 통한의 OB로 클라크와 간격이 벌어지고 말았다. 미국은 지난해 마스터스에서 미켈슨이 우승한 이후 6개 메이저대회에서 무승(無勝) 기록을 이어갔다.
앤서니 김(26·나이키골프)은 이븐파 280타로 공동 5위에 올라 한국(계) 선수중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양용은(39·KB금융그룹)은 5오버파 285타로 공동 16위, 노승열(20·타이틀리스트)은 9오버파 289타로 공동 30위, 최경주(41·SK텔레콤)는 11오버파 291타로 공동 44위, 황중곤(19)은 24오버파 304타로 최하위를 각각 기록했다.
톰 왓슨(61·미국)은 합계 6오버파 286타로 공동 22위를 차지,나이를 무색게 했다. 우승 후보였던 22세의 매킬로이는 7오버파 287타로 공동 25위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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