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신문은 중국 제조업 1번지 원저우, 상하이 창장(長江) 삼각주 지역에 이어 최근에는 제조 기업들의 경영난이 주장 삼각주 지역에서도 본격화하고 있다며 특히 위안화절상과 각종 비용상승 때문에 국내외 기업을 불문하고 많은 기업들이 도산의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광둥성 제조 중심지로 손꼽히는 둥관 지역의 쑤이라는 한국계 방직기업에서는 위안화 절상과 원자재 및 인건비 상승을 견디지 못해 경영책임자가 야반도주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인근에서는 또 방직산업계의 대표적인 기업인 ‘딩자(定佳)’도 폐업, 충격을 더해주고 있다.
특히 한국인 기업가가 운영했던 완구업체 쑤이는 한 때 직원 수가 2000명에 달하던 중견 업체로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발발 때도 살아남았으나 이번 제조업 한파에 결국 무너졌다.
쑤이는 둥관에 2곳, 쑤저우에 1곳 공장을 운영해 왔으나 지난 7월 초 쑤저우 공장 책임자는 이미 빚을 감당하지 못하고 도망갔으며, 13일에는 둥관의 한국인 사장 역시 야반도주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장이 공장 문을 닫고 야반도주하자 밀린 월급을 제대로 받지 못한 이곳 직원들은 커다란 충격에 휩싸였다.
쑤이의 협력업체 관계자는 “10년째 쑤이와 거래해왔지만 최근 들어 결제일에 제때 돈을 입금하지 않고 근래 4개월 동안에는 밀린 돈 10만 위안조차 받지 못했다”며 “그래도 경쟁력있는 기업이라 생각해 무너질 것이라고는 꿈에도 생각치 못했다”고 말했다.
심지어 한국 기업가들이 칭다오, 광저우 부근에서 야반도주하는 사례가 늘면서 중국 메이르징지신원(每日經濟新聞)에서는 야반도주가 한국인 기업가들이 빚을 회피하는 가장 전형적인 수단이 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둥관 지역의 중견 방직업체 딩자도 최근 문을 닫았다. 은행 대출이 어려워진데다가 시장 환경이 급변하면서 경영난을 맞게 되자 결국 도산에 이른 것이다.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둥관 일대 주요 공단지역에는 현재 기업이 도산을 하거나 근로자들이 밀린 월급을 독촉하는 사례가 평소보다 두배 이상 늘어났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제조업 한파의 가장 큰 원인은 위안화 절상, 임금상승, 원자재 값 인상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들 불안 요소가 단기간에 해소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특히 완구업체가 직격탄을 맞았다고 분석했다.
천야오화(陳耀華) 둥관 방직복장기업 협회 회장은 “구미 지역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서 완구업체 경영난이 다소 해소될 수는 있지만 만약 앞으로도 긴축정책이 이어지고 인건비나 원자재값 상승세가 꺾이지 않는다면 아마 최대 위기를 맞게될 것”이라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