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문 부회장 명함에 삼성 아닌 중국건설사 이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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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7-19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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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대기업들 안정적 사업환경 구축위해 중국사옥 건설 뛰어들어<br/>간판노출로 현지 브랜드가치 제고와 투자수익도 노릴 수 있어

(베이징=조용성 특파원) 중국인들을 체면을 중시여긴다. 이는 정관계 인사들 뿐만 아니라 비즈니스맨에게도 적용된다. 비즈니스맨들은 상대방이 무슨 차를 타고 다니며, 얼마나 비싼 술을 마시는 지 등을 상대방에 대한 판단 자료로 사용한다. 그리고 명함에 찍힌 사무실 주소 역시 유심히 살펴보는 것 중 하나다.

삼성 중국본사의 강호문 부회장의 명함에는 사무실 주소가 '자오상쥐(招商局)빌딩'으로 돼 있다. '자오상쥐'는 중국의 내노라하는 건설사 중 한 곳이다. 강 부회장의 명함을 본 중국인이라면 한국이 낳은 세계 굴지의 글로벌 기업인 삼성이 중국 국유기업인 자오상쥐의 건물에 입주해 있음을 대번에 알아차릴 수 있는 것. 반면 노재만 베이징현대차 사장의 명함에는 '현대기차(자동차)빌딩'이라는 주소가, LG전자의 중국지역대표인 남영우 사장의 명함에는 '솽쯔쭤(雙子座, 쌍둥이건물)'라는 주소가, 박영호 SK차이나 부회장의 명함에는 'SK빌딩'이라는 주소가 적혀있다.

본사 사옥의 존재유무가 사업의 성패를 결정짓는 것은 아니지만 본사사옥이 있고 없고는 기업의 안정적인 운영과 브랜드가치에 큰 영향을 준다. 또한 중국에서의 사옥은 투자가치가 높은 만큼 높은 영업외 평가수익을 안겨준다는 강점도 있다.

◆중국 사옥 보유의 매력은

우선 중국에 본사사옥을 보유하고 있으면 안정적인 사무실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사무실을 임차해서 사용하다 보면 건물주의 사정에 따라 층을 이동해야 한다거나 그 건물을 나가야 하는 돌발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새로운 사무실을 알아보는 일이나, 사무실을 이전하는 일이나, 각종 우편물 주소를 새로 등록해야 하는 일 등은 상당히 번거로운 과정이다.

또한 사업확장으로 인해 사무실공간에 대한 추가수요가 발생했을 때 임차건물에 공실이 있으면 그 곳으로 이전하면 되겠지만 공실이 없다면 다른 사무실을 알아봐야 한다. 이 경우 각 계열사간, 각 부서간 거리가 떨어진 곳에서 근무하다보면 커뮤니케이션과 업무 효율이 떨어지게 된다. 대부분 기업에게 있어 중국사업은 상당히 빠른 속도로 확장되고 있기 때문에 추가 사무실 공간에 대한 수요는 빈번하게 발생하는 편이다. 때문에 중국에 사옥이 있는 기업이라면 상당히 안정적인 업무환경하에서 사업을 벌일 수 있다.

또한 사옥이 있으면 대형간판을 내걸수 있기 때문에 브랜드가치 상승효과를 가져온다. 현대차는 외국인들이 많이 살며 대사관들이 밀집해 있는 베이징 샤오윈루에 위치해 있다. 이 곳은 서우두(首都)공항과 이어지는 고속도로에 인접해 있는 교통의 요지다. 유동인구가 많은 만큼 현대차 사옥의 간판은 상당한 광고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게다가 SK와 LG사옥은 베이징 핵심가에 위치해 있다. LG 쌍둥이 빌딩은 외국계 기업들이 몰려있는 창안대로(長安大路)에 위치해 있다. 창안대로는 베이징 시내 최고 비즈니스 중심지로 천안문 광장 인근에 위치해 있다. 인근에는 모토롤라, 휴렛팩커드, 지멘스 등 세계 유수 기업들의 사옥이 밀집해 있다. SK빌딩은 LG쌍둥이 빌딩 건너편에 위치해 있다. LG와 SK는 베이징 핵심부의 대형빌딩에 간판을 걸고 있는 만큼 현지에서 톡톡한 브랜드가치 제고효과를 보고 있다.

◆LG사옥 평가이익 3배가량

이 밖에도 사옥건설은 상당한 투자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LG 쌍둥이 빌딩은 중국 정부로부터 50년 사용권을 얻어 지난 2002년 8월 착공해 2005년 11월 준공됐다. 1만3000㎡의 부지에 지하4층, 지상 30층 2개동으로 지어졌다. LG전자 중국법인의 이시용상무는 "베이징 사옥은 토지대금과 건설비 등을 합쳐 모두 3억5000만달러가 소요됐다"면서 "쌍둥이빌딩은 아무리 보수적으로 평가해도 현재 10억불 이상의 가치를 지니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고 소개했다.

SK빌딩 역시 상당한 평가차익을 누리고 있다. 2008년 11월 SK가 매입한 이 빌딩은 지상 35층규모다. 당시 SK는 지하빌딩과 토지는 제외한 채 지상빌딩만을 4억5000만달러에 구매했다. 창안대로 인근의 한 부동산 관계자는 "2009년부터 지금까지 이 지역의 시세가 50~60% 정도 상승했다고 볼때 SK빌딩의 지상건물만으로 보더라도 현재 7억달러 정도의 가치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알짜 부지 매입한 삼성

삼성은 지난 8일 중국 국가토지국으로부터 베이징 도심 내 알짜 땅 8223㎡를 총 25억4400만위안(한화 약 4300억원)에 낙찰받았다. 이 곳에는 중국삼성 본사가 들어설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지는 베이징 서쪽에서 톈안먼으로 진입하는 길가에 있다. 동쪽으로는 베이징의 랜드마크인 궈마오(國貿, 무역센터)와 길 하나 사이에 위치하고 서쪽 옆으로는 중국 부동산재벌인 완다(萬達)그룹의 빌딩과 명품 백화점으로 부상중인 신광톈디가 가까이 있다. 앞과 뒤로는 베이징TV와 CCTV 건물이 있다. 3환로 건너 대각선 방향으로 SK 빌딩이 있으며, 그곳에서 약 1㎞ 정도 떨어진 곳에 LG 쌍둥이 빌딩이 세워져 있다.

삼성 베이징사옥은 안정적인 중국사업의 기반이 되며, 상당한 브랜드가치 증대 효과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장기적으로 상당한 투자평가수익을 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중국 비즈니스는 이제 막 시작한 단계이며 앞으로 어느 정도 규모로 커질 것인지 아무도 모른다”고 전제하고 “베이징 사옥이 삼성그룹의 중국 헤드쿼터인 것은 분명하지만 아시아의 본부 역할을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국가이미지 상승효과도

지난 3월 기공식을 가진 포스코의 베이징 본사사옥은 30층짜리 2개동으로 오는 2014년 6월께 완공될 예정이다. 포스코 중국 본사인 베이징 포스코센터는 2만㎡ 부지에 26층과 31층 규모의 건물 두 동으로 들어서며 시공은 포스코건설이 맡는다. 포스코센터가 들어서는 다왕징은 베이징 서우두 국제공항에서 차로 20분 정도 거리에 위치해 있다. 베이징시에서 전략적으로 국제 비즈니스 및 과학연구개발 단지로 개발하고 있는 신도시로 입지조건이 좋다.

코트라 베이징무역관 박한진 부장은 "대기업들의 사옥건설은 급증하고 있는 임차비용을 줄일 뿐만 아니라 각 기업의 브랜드 홍보효과를 낳고 있다"면서 "게다가 각 사옥이 각지의 랜드마크로 굳어지면서 한국의 전체적인 이미지도 상승시키는 역할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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