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진영 기자) 사상 최대 발행액을 돌파한 주가연계증권(ELS)이 진화를 계속하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투자자가 크게 줄었던 ELS는 최근 변동성 장세에서도 수익성·안정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다양한 맞춤형 상품으로 인기를 다시 모았다.
ELS는 만기까지 기초자산인 주가지수나 주식 값이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정해진 수익을 지급하는 상품이다.
20일 금융투자협회·동양종금증권에 따르면 ELS 발행액은 1~6월 상반기 동안 19조6600억원을 기록했다. 반기 기준으로 사상 최대치다.
5월 말에만 3조8560억원에 이르면서 월간 기준으로도 2008년 6월 이후 3년 만에 가장 많이 발행됐다.
발행건수 또한 같은 기간 1559건을 기록하면서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래 최대치를 나타냈다.
이처럼 ELS가 투자자로부터 인기를 다시 얻게 된 것은 다양한 수익구조와 기초자산으로 수익을 실현할 수 있는 기회를 넓힌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됐다.
안정적으로 은행 예금금리(연 3.5% 수준) 대비 높은 수익을 추구하는 상품이 잇따라 출시되면서 변동성 장세에서 대안상품으로 꼽히고 있다.
삼성증권이 출시한 '얼리버드 ELS'는 첫째 조기상환일(가입후 4개월)에 조건 충족시 연 27% 수익을 지급한다. 박스권 장세가 예상될 때 유리할 수가 있다.
대우증권에서 내놓은 '세이퍼 ELS'는 기초자산 값이 기준가 아래로 떨어져도 가입 이후 2년까지 유예기간을 줘 수익실현 기회를 늘렸다.
달마다 월급처럼 수익 일부를 지급하는 '월지급식 ELS'도 미리미리 노후를 준비하는 투자자 사이에서 인기를 모으고 있다.
조기상환일에 일정 가격 이상이면 원금보장형으로 전환되는 '세이프가드 ELS'도 출시됐다.
기초자산으로는 국내 주가지수나 종목보다 홍콩항셍기업지수(HSCEI)·S&P500 같은 해외지수가 선호되고 있다.
기초자산 접근성이 용이하면서 국가별 장세 변동시 수익을 상호 보완하는 데 유리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다만 증권가는 안정성을 강조한 상품이라도 원금비보장형일 경우 원금손실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원금비보장형 ELS는 5월 말 현재 1204건에 2조9297억원어치가 발행됐다. 이에 비해 원금보장형은 334건에 7916억원어치로 집계됐다. 비보장형이 보장형보다 3배 이상 많았다.
이중호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상품구조 다양화와 기관·사모 ELS 발행이 늘어나면서 시장 규모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며 "ELS 발행액은 연말까지 누적으로 40조원을 넘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ELS 발행액은 2008년 6월 당시 사상 최대치인 3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같은 해 말 금융위기로 1조원선까지 줄었다가 최근 들어 다시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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