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본드 규제 금융권 영향 미미"

(아주경제 이성우 기자) 한국은행이 오는 25일부터 외국환업무 취급기관에서 '김치본드'에 투자할 수 없도록 했으나 금융권은 별다른 충격을 받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조치 이전부터 국내 기업이 한국 내에서 달러 표시 채권을 발행해 원화로 환전하는 것은 규제해 왔다는 것이다. 김치본드 발행 또한 6월까지 꾸준히 줄어들면서 이달에는 1건도 없었던 것으로 집계됐다.

이정범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0일 "정부가 단기외채 증가를 이유로 김치본드 발행에 제동을 걸면서 발행량도 4월 이후 급감했다"며 "이달 들어서는 1건도 없었다"고 말했다.

월별 발행액을 보면 4월은 1조4000억원 이상을 기록했다. 5월이 5365억원, 6월은 1356억원으로 달마다 줄었다.

김치본드는 국내에서 외국인이 외화표시채권을 발행하는 것을 의미한다.

박형민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정부가 시장조사에 나서면서 외화표시채권(외표채) 발행도 줄어들 전망"이라며 "이미 발행 수요가 감소하는 단계라면 한은 규제가 시장에 큰 충격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시장은 김치본드 규제보다 미국·유럽 동향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이정범 연구원은 "미국 부채 한도 조정이나 유럽 정상회의를 앞둔 상황"이라며 "이에 비해 시장에 선반영된 이번 조치 여파는 영향이 미미할 것"이라고 말했다.

외표채 발행감소는 장기 영역에서 통화스왑(CRS)과 금리스왑(IRS) 간 차이인 스왑베이시스(CRS-IRS) 축소로 이어질 전망이다.

박형민 연구원은 "대외 여건만 유지된다면 채권시장은 유동성 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장기 스왑베이시스가 빠르게 축소된다면 상대적으로 국내 채권시장에서도 장기물 수급 여력이 호전될 것"이라고 전했다.

채권시장에서 외국인 움직임도 변화가 없을 것으로 점쳐졌다.

윤여삼 대우증권 연구원은 "원화가치 방향에 민감한 외국인 채권 투자자에게는 부정적인 소식이겠지만 이미 대부분 노출된 재료라는 점에서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 연구원은 "채권시장에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대외차입금이 증가하는 것이 아니다"며 "되레 외환시장 안정조치 영향으로 원·달러 환율이 반등하거나 하락이 제한된 경우를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외국인 투자자 또한 국내 채권시장을 안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이야기다.

윤 연구원은 "현재 국내에 투자하는 외국인 자금은 투기성보다는 펀더멘탈 안정성과 원화절상 기대를 감안한 중장기 자금"이라고 전했다.

글로벌 금융시장 모멘텀이 안전자산인 채권으로 넘어가는 분기점에 들어서면서 한국 채권시장도 주목받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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