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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서울 강북구 수유 재래시장에서 삼겹살을 보고 있는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 허창수 전경련 회장,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 이날 박 장관은 삼겹살 1근(600g)을 1만2000원에 구입했다. |
20일 이들은 서울 강북구 수유 재래시장을 직접 방문해 물가동향을 점검하고 소상공인·전통시장 상인들과 간담회를 갖고 현장의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수유 재래시장은 상인회와 상인들이 합심해 어려운 경영환경을 극복한 대표적인 모범 전통시장이다. 전국 최초로 전통시장 쿠폰제를 도입했고, 3만원 이상 상품을 구입하면 배송해주는 택배서비스(수수료 3000원)도 운영하고 있다.
이날 안영선 수유 재래시장 상인회장을 비롯한 상인들은 서민 체감경기 부진, 대형 할인점과의 경쟁 등에 따른 어려움을 호소하고, 전통시장 방문 정례화와 시설 현대화 지원 등을 요구했다.
이에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무엇보다 전통시장의 자구노력을 강조했다. 특히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한달에 한번 전통시장 가는날’에 맞춰 ‘박리다매’ 형식의 세일을 제안했다.
박 장관은 “전통시장이 생각보다 많이 침체돼 있어서 정부에서도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사실상 한계가 있다”며 “정부에서 정한 전통시장 방문의 날에 맞춰 ‘대박 세일’을 한다면 소비자와 상인 모두 이득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차원의 지원도 계속해서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백짓장도 맞들면 낫다라는 말이 있듯이 전통시장도 박리다매로 조금 더 싸게 많이 팔면 서로 좋지 않을까 하는 취지”라며 “정부는 현장의 목소리를 귀담아 듣고 편지나 이메일, 민원 등을 종합해 전통시장이 과거와 같은 영광을 되찾도록 하는데 힘을 싣겠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이날 직접 정육점에 들려 국내산 냉장삼겹살 3근(1800g·3만76000원)을 직접 사는 등 물가현장도 직접 점검했다.
특히 최근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는 삼겹살 가격에 대해서 “최근에는 가격이 다소 주춤하고 있지만 고기값은 전세계적으로 오르고 있는 추세”라며“수입산의 경우도 수입산지에서 값이 많이 올라서 비싼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경련 회장으로서는 처음으로 재래 시장을 방문한 허창수 회장은 “삼겹살 집에서 젊은 부부가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보고 아름답다고 생각했다”며 “하지만 안타깝게도 여전히 전통시장의 어려움은 매우 크다”고 말했다.
이어 “윗목 아랫목 모두 따뜻한 경제가 될 수 있도록 기업들의 전통시장 상품권 구매를 올해 대폭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김동선 중기청장도 “최근 대기업들이 1000억원 중에서 400억원을 전통 상품권으로 구매해서 직원들한테서 추석때 쓸 수 있도록 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자리를 함께한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는 허창수 전경련 회장의 방문에 대해 “대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새로운 출발의 신호탄”이라고 호평했다.
홍 대표는 “대기업들이 직원들에게 보너스를 줄 때 일부를 전통시장 상품권으로 줬으면 좋겠다”라며 “그러면 직원들이 가까운 시장에 가서 직접 물품을 구입할 수 있기 때문에 직접적으로 전통시장을 도와줄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직접적인 재정지원 외에 주차시설 등 시장활성화를 위한 인프라 구축의 필요성도 제기했다.
그는 “지난해 서민정책특위에서 전통·재래시장을 위한 대책들을 마련하고 있는데 사실상 가장 큰 문제가 주차장”이라며 “전국에 있는 시장을 검토해봤는데 실제로 주차타워를 세울려면 엄청나게 예산이 많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소비자들이 차를 몰고 와서 전통시장에서도 손쉽게 쇼핑할 수 있도록 하는 문제부터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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