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문화재연구원은 2009년 서울시 부지에서 임진왜란 이전에 제작된 승자총통과 불랑기자포를 비롯한 보물급 조선시대 무기류를 다량으로 발굴한바 있다.
연구원 보존과학실은 21일 “발굴 당시 이 화살촉 뭉치는 일부만 외부로 노출된 채 엉겨 있어 자세한 사정을 알 수가 없어 지름 70㎝가량 되는 원형 크기로 몽땅 떠서 연구원으로 옮겨왔다”면서 “현재 진행 중인 보존처리 과정에서 이 전체가 무수한 화살촉 더미임을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보존과학실은 “서울시 신청사 부지에서 출토된 주요 유물은 모두 문화재청에서 서울역사박물관으로 관리권 이관이 결정됐지만, 이 화살촉 더미는 그 실체를 알 수가 없어 이관 목록에서는 누락된 상태”라면서 “이를 하나하나 해체하는 것은 의미가 없고 뭉치 그대로 박물관에서 전시하는 것이 좋다고 판단해 최소한의 보존처리 과정을 거쳐 발굴보고서가 나오는 대로 서울시에 넘기겠다”고 덧붙였다.
이 화살촉 뭉치에 정확히 몇 개나 되는 화살촉이 있는지는 확인할 수 없지만 보존과학실은 “1천 점이 넘을 것”이라고 말했다.
단일 유적에서 이처럼 많은 수량의 화살촉이 한꺼번에 출토된 적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작 연대는 함께 출토된 유물로 볼 때 임진왜란 직전으로 추정된다. 서울시가 새로운 청사를 건설하고 있는 중구 태평로 1가 31번지 일대 옛 서울시청 북편 자리는 조선시대 지도류와 출토 유물로 볼 때 각종 무기류를 제작하던 조선시대 관청인 군기시(軍器寺)가 있던 곳으로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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