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투자 수요가 여전히 강력하고, 세계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완전히 가시지 않은 만큼 금값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더 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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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선물 가격 추이(단위: 온스당 달러/출처: CNN머니) |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8월 인도분 금은 전날보다 0.26% 내린 온스당 1596.90달러를 기록했다. 이로써 금값은 지난 18일 온스당 1602.40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뒤 이틀 연속 떨어졌다.
금값이 약세로 방향을 갈아탄 것은 유럽과 미국의 재정위기의 해소 가능성이 짙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21일 유로존(유로화를 쓰는 17개국) 정상회의를 앞두고 벌인 마라톤 협상을 통해 그리스에 대한 2차 구제안에 합의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이날 부채한도를 일시적으로 올리는 임시안을 수용할 수 있다고 밝혀 미국의 채무불이행(디폴트)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누그러뜨렸다.
마크 퍼반 호주·뉴질랜드뱅킹그룹 애널리스트는 "유럽과 미국의 재정위기가 해소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금값이 하락 압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정윤조 애버딘어셋매니지먼트 펀드매니저는 이날 CNBC와의 회견에서 "장기적인 관점에서 금이 최선의 투자처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문제는 금이 전혀 생산적인 자산이 못 된다는 점"이라며 "금에 투자하는 것은 단지 헤징(위험회피)을 위해 돈을 주차시켜 놓은 것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유럽과 미국 재정위기에 따른 불확실성 탓에 최근 금에 대한 투자가 늘었지만,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투자자들이 돈을 다시 빼갈 것이라는 설명이다.
◇세계 경제 여전히 불투명…"믿을 건 金"
하지만 아직은 금값이 더 오를 것이라는 전망에 더 무게가 실리고 있다. 세계 경제에 여전히 불확실한 요인이 많고, 그간의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금값이 아직 정점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는 지적이다. 안드레이 크류첸코프 VTB캐피털 애널리스트는 로이터에서 미국의 3차 양적완화(QE3) 시행 여부도 주목해야 할 변수로 꼽았다.
미국이 QE3를 시행하면 달러화 가치가 떨어져 금값은 오르게 된다. 최근 금값이 본격적으로 오름세를 타게 된 것도 지난 12일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Fed)가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QE3 가능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진 것이 계기가 됐다고 CNN머니는 지적했다.
이처럼 변수가 많은 상황에서는 결국 금이 최고의 헤징 수단으로 남게 될 것이라는 게 대다수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마이크 프롤리 뉴에지USA 글로벌 귀금속 담당은 "금은 불확실한 시대에 가장 뛰어난 헤징 수단"이라며 연말까지 금값이 온스당 1800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푸루 사세나 푸루사세나웰스매니지먼트 최고경영자(CEO)도 "각국 정부가 계속 파산 주체들을 구제하고, 중앙은행들이 돈을 더 찍어내는 부양정책을 고수하면 귀금속 가격 상승세는 지속될 것"이라며 금값이 연말에 온스당 1750~1800달러까지 간 뒤 내년에는 더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CNN머니는 아울러 금값이 과거 정점에 아직 이르지 못한 만큼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금값은 최고 절정이었던 1980년 1월 온스당 825.50달러까지 치솟았는데, 이를 현대의 달러화 가치로 환산하면 2261.33달러에 달한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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