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를 떠나자> 찜통더위 벗어나, 가평군 계곡속으로 ‘고! 고!’

(아주경제 임봉재 기자) 기나긴 장마가 끝나고 무더위가 시작됐다.

찜통 더위가 이어지면서 차가운 계곡물에 몸을 던지고, 발을 담그고 싶은 충동이 절로 생겨난다.

바다도 좋고, 강도 좋지만 뜨거운 태양을 피할 수 있는 서늘한 계곡보다 훌륭한 피서지가 있을까?.

휴가를 준비하고 있는 이들에게 계곡이 많고, 계곡이 넘쳐나는 가평군의 휴가지를 소개한다.


△ 명지계곡(明智溪谷)

익근리 주차장에서 명지산을 따라 오르며 이어진 5㎞의 계곡이 명지계곡이다. 명지산에서 흘러 내려온 것인데, 경기도에서 두 번째로 높은 명지산의 명성에 걸맞게 계곡 또한 매우 수려하다. 물이 맑고 많아 가평 제일의 계곡이라 해도 손색이 없다.
명지계곡에서 아이들이 물놀이를 하고 있다.<사진제공=가평군>

또 등산로를 따라 이어지기 때문에 산을 오르는 내내 물소리를 들을 수 있다. 경사가 있고 커다란 암벽과 크고 작은 바위 사이를 흐르는 물은 부딪치고, 잠기고, 깨지고, 흩어졌다 다시 모이면서 다양한 소리를 낸다. 그 소리를 듣고 있노라면 마치 교향악단의 연주를 듣는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킨다. 한 음이 끝날 즈음이면 뒤이어 또 다른 화음이 들려오고, 또 다른 소리로 이어지는 시작이 되니 자연이 만들어내는 최고의 화음이라 할 것이다.

수억년의 세월 동안 물과 바람에 닳고 닳은 바위는 참으로 아름답다. 계곡을 따라 오르다 보면 급경사를 흐르다 떨어진 곳에 만들어진 크고 작은 소(沼)와 아름다운 곡선들을 만날 수 있다.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세월만이 만들어 낼 수 있는 걸작품들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이 명지계곡의 백미는 명지폭포라 할 것이다. 입구에서 2㎞ 지점에 있는 명지폭포는 높지는 않지만 굵게 떨어지는 물줄기와 마치 바위를 깎아 만든 것만 같은 항아리 형태의 소(沼)는 명지산 제일의 절경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 용추계곡(龍湫溪谷)

용추계곡은 연인산에서 시작해 칼봉과 노적봉 사이를 지나 가평읍 승안리 용추폭포까지 10여㎞에 이른다. ‘용추구곡’이라 해 와룡추, 무송암, 탁령뇌, 고실탄, 일사대, 추월담, 청풍협, 귀유연, 농완계 등이 있어 가평팔경 중 제3경으로 지정된 계곡이다.
용추계곡.<사진제공=가평군>

연인산을 비롯한 칼봉과 노적봉, 매봉, 깃대봉, 옥녀봉 등 험준한 산들이 용추계곡을 둘러싸고 있다. 사시사철 풍부한 수량을 자랑하는 용추계곡은 바위와 절벽, 그리고 폭포가 어우러져 계곡으로써 제일의 절경을 이루고 있다.


△ 유명계곡(有名溪谷)

유명계곡은 가평군 설악면 가일리에 있는 유명산 계곡이다. 유명산 주차장에서 왼쪽으로 올라가는 계곡을 따라 정상부근까지 2㎞가량 이어져 있다. 돌과 물이 아름다운 계곡이다. ‘입구지계곡’이라 불린다. 박쥐소를 시작으로 마당소, 용소, 궝소 등 크고 작은 소(沼)들이 연이어 나오는데, 그 모습이 소금강과 비교해 규모만 작을 뿐 아름다움에 손색이 없다.
가평의 계곡은 물이 많고, 물이 맑다.<사진제공=가평군>

계곡의 입구에는 어린 아이들이 물놀이를 할 수 있다. 가족과 함께 즐기기에 적격이다. 위로 오르면서 시원한 그늘과 맑은 물이 있어 여름 피로지로도 제일이다.


△ 녹수계곡(綠水溪谷)

녹수계곡은 명지산과 청계산, 그리고 귀목봉에서 시작한 조종천이 상면 항사리에 이르러 청우산과 녹수봉 사이의 계곡에 이른다. 곧게 흐르던 조종천이 가평요와 조종암을 지나면서 굽이굽이 흐른다. 망배치와 간성터를 지나 조가터에 이르는 3㎞의 아름다운 계곡이다.

청평검문소 방향에서 덕현리 풍림콘도를 막 지나면 ‘녹수계곡’이라 쓰인 하얀색 돌이 서 있는 다리가 나오는데, 이 다리를 건너 1㎞가량 가면 녹수계곡이 시작된다.

녹수계곡은 산 골짜기를 흐르는 것이 아니라 조종천이 청우산과 녹수봉 사이를 지나면서 형성된 곳이다. 일반 계곡과는 달리 폭이 넓고 흐름이 빠르지 않다. 따라서 물이 어름처럼 차지 않고, 또 깊지 않아 아이들의 물놀이에 적당하다.


△ 운악계곡(雲岳溪谷)

운악계곡은 ‘현등사계곡’이라고도 한다. 하면 하판리에서 운악산으로 오르다가 산 중턱에 있는 현등사절까지 2㎞에 이르는 계곡이다.
초등학생들의 물장난.<사진제공=가평군>

운악산을 오르면서 시작되는 이 계곡은 길 따라 오르다가 백년폭포와 무우폭포를 지나고 중간에 민영환 바위를 지나게 된다. 이 계곡은 바위가 아름답다는 것이 특징이다. 계곡을 이루고 있는 바위가 아름답지 않은 곳이 어디 있겠는가마는 특히 운악계곡의 바위는 그 굴곡과 모양이 매우 아름답다.

운악산 남쪽으로 채석장이 있어 돌이 채취되는데 이 돌이 ‘가평석’이라 해 그 품질이 전국에서도 손꼽힌다고 한다. 운악산의 돌은 품질이 좋을 뿐 아니라 계곡 전체가 하나의 바위처럼 이어져 있다. 바위들이 산재해 있는 것과 달리 하나의 바위로 계곡을 이루고 있어 흐르는 물의 흐름과 모양에 따라 돌의 모양도 바뀌어 그 섬세함과 유려한 곡선이 눈에 띈다. 곳곳에 소(沼)를 이루고 있는 모습은 한 폭의 그림이라는 말 외에 달리 표현할 길이 없다.


△ 어비계곡(漁飛溪谷)

물고기가 날아다닌다는 계곡, 어비(漁飛)계곡. 설악면 가일리와 양평군 옥천면 용문리의 경계를 이루고 있는 어비산을 타고 흐르는 계곡이다. 계곡은 가일리 마을이 끝나는 곳부터 옥천면 용문리까지 3㎞에 이른다.

‘어비(漁飛)’란 물이 맑고 물고기가 많아 펄쩍펄쩍 뛰는 물고기들이 마치 계곡을 따라 날아다니는 것처럼 보인다 해 붙여졌다. 실제로 장마가 져 물이 불어나면 물고기들이 계곡을 거슬러 올라가는 모습이 보인다. 이는 아마도 맑은 계곡물과 물고기의 비늘 빛이 어우러져 지어진 이름인 듯하다.
어비계곡.<사진제공=가평군>

시원스레 쏟아져 내리며 수정같은 물방울이 튀어 오르고 크고 작은 바위에 부딪치며 흐르는 물소리는 도심의 소음을 씻어주기에 충분하다. 짙은 나무 그늘 아래 여정을 풀고 잠시만 앉아 있어도 더위는 간 곳이 없다. 신발을 벗고 물 속에 발을 담그면 5분을 버티기 힘들다. 울창한 바위에 부딪치는 물소리가 요란하건만 시끄럽게 들리지 않고, 발이 시리도록 물이 차건만 고통이 없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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