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락-리용호 2시간 동안 무슨 얘기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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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7-22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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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임재천 기자) 남북한 6자회담 수석대표인 위성락 외교통상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리용호 북한 외무성 부상이 22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공식 회동함에 따라 두 사람이 나눈 대화 내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북핵 외교가에서는 그동안 남북 간 대화 공백 기간이 길었던 만큼 두 사람은 허심탄회하게 서로 입장을 개진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관측하고 있다.

회담이 애초 예상보다 배나 긴 2시간가량 진행된 것도 서로 맞춰봐야 할 부분이 적지 않았음을 시사하고 있다.

이런 차원에서 이날 대화가 전반적으로 '깊이'보다는 '폭'에 더 초점이 맞춰져 있을 것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특정 의제에 대해 당장 합의를 이끌어내기보다는 대화 자체에 무게를 두고 대화를 계속 이어가기 위한 신뢰 구축에 더 공을 들였다는 것이다.

정부 고위 당국자가 "남북이 서로의 입장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오해를 푸는 효과가 있었다"면서 이번 회담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도 이날 만남이 이런 차원에서는 어느 정도 성과가 있었음을 의미한다.

실제 위 본부장은 리 부상에게 북핵 프로그램 폐기와 북한에 대한 안전보장·경제지원 등을 일괄 타결하는 이명박 정부의 '그랜드 바겐' 정책에 대해 설명, 북한측의 오해를 다소 해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비핵화를 위한 남북대화의 필요성에 북한측도 일부 공감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리 부상이 회담 후 "6자회담을 하루빨리 재개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남측 단장을 만났다"고 말한 것도 이런 차원으로 보인다.

그러나 합의 도출을 전제로 한 만남이 아니었기 때문에 이날 회동에서 부각되지는 않았지만 각론에서는 크고 작은 입장차를 확인했을 것이라는 것이 북핵 외교가의 대체적인 시선이다.

특히 비핵화 문제와 관련, 북측은 '대북 제재 해제'와 함께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등 기왕의 전제 조건을 재차 거론했을 가능성이 크다.

반면 남측은 농축우라늄프로그램(EUP) 문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의 복귀 등과 같이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진정성을 확인하려는 조치를 테이블에 올렸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른바 3단계 회담 재개방안(남북 비핵화 회담→북미접촉→6자회담 재개)에 대해서도 두 사람 간 온도차가 감지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동안 양측이 보여왔던 태도를 볼 때 남측은 '남북대화', 북측은 '북미대화'에 더 관심이 높기 때문이다.

외교통상부 당국자는 "북한의 입장이 한 번에 바뀔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면서 "이번 만남은 남북이 핵 문제를 놓고 마주 앉았다는 데 의미가 있다. 진짜 협상은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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