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레놀 24시간 구입 가능해지나?

감기약 등 10개 제품 내년부터 편의점 판매 추진
제약사 "약사회 반대 부담" Vs "매출 기대" 이견

(아주경제 조현미 기자) 약국에서만 살 수 있던 해열진통제와 종합감기약, 파스 등이 ‘약국 외 판매 의약품’으로 분류돼 내년부터는 편의점 등에서도 구매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해열진통제 등은 일반의약품 항목에 속해있다. 일반약은 약사의 복약지도 아래 약국에서만 판매할 수 있는 의약품을 말한다.

이들 일반약은 평소 수요가 많은 가정상비약으로 법 개정을 통해 약국 외 판매가 확정될 경우 시장에 적지 않은 파장을 가져 올 것으로 전망된다.

소비자들의 접근성은 높아지지만 이로 인해 약국의 매출이 감소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반면 제약사들의 경우 판매점의 확대로 매출이 증대될 것이라는 주장과 매출비중이 높지 않아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엇갈린 견해가 나오고 있다.


◆ 이달 입법예고…9월 국회 제출
현재 보건복지부는 일반약으로 분류돼 있는 약 가운데 일부를 약국 외 판매 의약품으로 분류하기 위한 약사법 개정안 작업에 한창이다.

약사법 개정안은 이번 주 안에 이뤄지고 규제심사와 법제처 심사를 거쳐 9월 말 국회에 제출될 예정이다.

복지부는 이를 위해 지난 15일 공청회를 열고 보다 구체적인 검토 내용을 공개한바 있다.

우선 판매장소는 24시간 운영이 가능하고 약화사고에 대비해 긴급하게 의약품 회수가 가능한 곳으로 선정할 방침이다. 편의점과 심야시간 운영 슈퍼마켓 등이 거론되고 있다.

복지부는 해열진통제, 감기약, 소화제, 파스 등 4개 품목 10개 제품을 약국 외 판매 의약품으로 재분류할 계획이다.

해열진통제 중에서는 타이레놀·부루펜·아스피린이, 감기약에서는 화이투벤·판콜·하벤이 긍정적으로 검토되고 있다.

소화제에서는 베아제·훼스탈이, 파스에서는 제일쿨파프·대일핫파프카타플라스마의 약국 외 판매를 추진한다.

◆ 제약사 매출 견인에 이견
이들 제품의 지난해 매출 규모는 1026억원 수준이다. 해열진통제의 경우 아스피린(바이엘)이 290억원, 타이레놀(한국얀센) 283억원, 부루펜(삼일제약) 83억원으로 총 656억원을 기록했다.

종합감기약인 판콜(동화약품)은 163억원, 화이투벤(CJ제일제당) 22억원, 화콜(JW중외제약) 17억원 등 202억원 규모다.

소화제의 경우 훼스탈(한독약품) 96억원, 베아제(대웅제약) 45억원으로 총 141억원 수준이다.

파스류인 제일쿨파프(제일약품)는 27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대신핫파프카타플라스마(대화제약)의 경우 생산이 이뤄지지 않아 매출이 없는 상태다.

일반약의 편의점 판매에 대한 전망은 제약사 내에서도 엇갈린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평소 수요가 많았던 제품이 24시간 판매됨에 따라 판매량과 매출이 자연스럽게 늘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반면 또 다른 제약사 관계자는 “편의점에 풀리는 초기에는 매출이 반짝 오를 수 있겠지만 매출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약사회의 반대 여론도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배기달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일반약은 국내 제약시장에서 19.1%를 차지하고 있다”며 “일반약의 판매 채널 확대가 이뤄지더라도 전문약 비중이 80%를 넘는 현재 상황에서 제약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