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핵협상을 총괄하고 있는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이 28일께 미국 정부의 공식 초청으로 뉴욕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외교소식통들이 전했다.
특히 김 제1부상은 스티븐 보즈워스 미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만날 것으로 알려져 지난 2009년 12월 보즈워스 특별대표의 방북 이후 1년7개월만에 북미대화가 재개될 전망이다.
복수의 외교소식통은 24일 "김 제1부상의 뉴욕 방문을 놓고 한ㆍ미 정부가 충분히 조율했다"며 "미국 정부의 초청에 따라 금주중으로 방미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행사에 참석했던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이날 성명을 내고 "지난 22일 열린 남북 비핵화 회담 직후 김 제1부상을 이번주말께 뉴욕으로 초청했다"고 확인했다.
클린턴 장관은 이어 "김 부상이 이번 방미에서 6자회담 재개를 위한 '탐색적 대화'(exploratory talks)에 나설 것이며 6자회담 재개 수순을 논의하기 위해 관계부처 당국자들을 만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김 제1부상은 28일께부터 이틀간 뉴욕에 머물며 보즈워스 특별대표와 클리포드 하트 6자회담 특사가 포함된 미국 대표단과 만나 북핵 6자회담 재개방안과 UEP(우라늄 농축 프로그램)문제, 대북 식량지원 등 주요 현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로버트 킹 북한인권특사와 대북 식량지원 문제를 논의할 가능성이 있어 엄격한 분배 모니터링 등을 전제조건으로 하는 대북 식량지원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전미외교정책협의회(NCAFP)와 코리아소사이어티 등 민간 연구기관들이 주관하는 학술토론회에도 참석할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제1부상은 중국 베이징(北京)을 거쳐 뉴욕을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제1부상의 방미는 지난 2007년 3월1~7일 뉴욕 방문 이후 4년4개월만이다.
미 국무부는 김 제1부상에 대해 뉴욕을 방문지역으로 제한할 것으로 알려져 김 제1부상의 워싱턴 방문 등은 현실화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우리 정부는 남북 비핵화 회담과 북미대화의 병행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김 제1부상의 방미를 통한 북미대화를 용인한다는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정부 고위당국자는 ARF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미국과의 협의에서 김계관 제1부상의 방미시 공식 레벨의 인물들을 만날 수 있으면 만나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김 제1부상은 이번에 뉴욕에만 갈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북한은 김 제1부상의 방미를 염두에 두고 남북 비핵화 회담에 응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편 북미대화가 본격화되면서 피랍자 문제가 최대 정치적 현안으로 걸려 있는 북일대화도 급속히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ARF를 계기로 일본과 접촉한 자리에서 북일대화를 시작하라고 했다"면서 "일본측은 ARF에서 납치문제를 제기했으나 북한측은 '그건 다 끝난 문제'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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