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 출전 '2011 국제수영연맹(FINA)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자유형 400m 결승전' [사진 = 해당 방송 캡처] |
(아주경제 이준혁 기자) "박태환은 도저히 잡을 수 없는 상대다"
수영 남자 자유형 400m 세계기록 보유자인 파울 비더만(독일·3분40초07)이 24일 상하이 오리엔탈 스포츠센터에서 개최됐던 2011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남자 자유형 400m 결승전을 마치고 AP통신과 가진 인터뷰에서 "박태환의 역영을 보고 일찌감치 금메달을 포기했다"고 털어놨다.
비더만은 이날 결승전서 3분44초14를 기록하며 박태환(3분42초04, 한국), 쑨양(3분43초24, 중국)에 뒤이어 동메달을 차지했다.
비더만은 경기 직후 AP통신과 가진 인터뷰에서 "내 기록에 정말 만족한다. 레이스 도중에 내가 정말 못 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걸 다 했다"며 "레이스 도중 박태환을 봤다. 그리고 생각했다. '자 이 선수는 이제 멀리 갔으니 더 이상 보지 말자. 은메달이나 동메달만 바라보자'고…"라고 말했다. 사실상 레이스 도중 '완패'를 인정한 셈이다.
비더만은 이날 3레인에서 헤염쳤다. 그렇기 때문에 1레인인 박태환을 어렴풋이 볼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박태환과 자신의 격차가 너무 난 것을 알아채고 경기 후반에 일찌감치 포기하고 쑨양을 비롯한 다른 선수들과의 2~3위권 싸움에 치중하고자 했던 것으로 보인다.
비더만은 수영전문 매체 스위밍월드와 가진 인터뷰에서도 "200m 후에 박태환이 우승할 거라는 걸 알았다. 그래서 그때부터 쑨양과 경쟁만 생각했다"고 고백했다.
비더만은 전신 수영복이 허용되던 2009년 로마 세계선수권대회에서 '3분40초07'의 세계신기록으로 깜짝 우승했다. 이 경기는 박태환이 결승에 진출 못하며 한국에서 '로마참사'라고 불리는 경기다. 하지만 전신 수영복이 금지된 이번 대회에서는 탁월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쑨양 역시 "내 주종목은 1500m"라면서도 "하지만 박태환에게 금메달을 내준 건 좀 유감이다. 보통 박태환이 전반 200m에 빠르고, 내가 후반에 더 잘 했는데 오늘은 좀 이상했다. 박태환이 1번 레인에 있었기에, 다른 선수들이 그를 견제하는 것이 어려웠다. 어쨌든 내 생애 첫 세계선수권 은메달이다. 그래서 만족한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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