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에반젤로스 베니젤로스 그리스 재무장관은 이날 현지 유력지인 선데이비마와의 회견에서 그리스 재정위기에 대한 우려로 거액을 해외 이전한 기업가와 선박소유주, 은행가 등은 이 자금을 본국으로 송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리스 국민들이 해외에 쌓아둔 현금을 국내로 들여오는 것은 '애국적인 의무'"라고 강조했다.
베니젤로스는 지난주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 민간 투자자들이 그리스에 1090억 유로 규모의 구제금융을 추가 지원하기로 한 '메가딜'은 그리스 은행들이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곳임을 확인시켜줬다고 덧붙였다.
그는 "(2차 구제금융 가운데) 약 200억 유로가 은행권의 자본 확충을 위해 쓰일 것"이라며 "이 자금은 은행들의 지불능력 방어막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디언은 2차 대전 이후 최악의 침체에 빠진 그리스 경제에 현금의 해외이전은 유동성을 악화시켜 경제가 성장하는 데 큰 장애물로 여겨져 왔다고 지적했다. 또 현금의 해외유출은 주요 신용평가사들이 그리스의 국가 신용등급을 강등시킨 주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덧붙였다.
시장에서는 올 들어 그리스의 국가부도 위기가 다시 고조되면서 해외로 빠져나간 자금이 150억 유로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 가운데 대부분은 자금 회피처로 각광받는 스위스와 사이프러스 등지의 은행이나 영국 부동산시장으로 흘러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가디언은 영국에서 200만 파운드(약 34억원) 이상의 부동산을 소유한 그리스인들이 최근 눈에 띄게 늘었다고 지적했다.
가디언은 또 금융시스템에 대한 우려는 그리스의 금 수요를 늘렸고, 은행에서 인출한 돈을 집에 쌓아두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집에서 보관해온 막대한 현금을 쥐가 갉아먹은 사례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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