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 3조이상만 투자은행 자격 준다

(아주경제 문진영 기자) 핵심 투자은행(IB) 업무를 맡을 수 있는 자기자본 3조원 이상 종합금융투자사업자가 국내 자본시장에 등장한다.

한국거래소와 경쟁할 수 있는 대체거래시스템(ATS)도 도입돼 주식 유통시장이 경쟁체제로 바뀐다.

대주주 남용이 지적돼 온 주주총회 의결권 대리 행사(쉐도우 보팅)는 2015년부터 금지된다.

금융위원회는 26일 이런 내용을 담은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마련해 발표했다. 오는 8월 16일까지 입법 예고를 거쳐 연내 정기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개정안을 보면 새로 도입하는 IB 자격을 얻으려면 자기자본을 3조원 이상으로 확충해야 한다.

국내 증권사 자기자본은 현재 모두 3조원 미만이다. 자기자본 2조5000억원 내외인 삼성 대우 우리 현대 한국투자증권 5곳이 이 기준에 맞출 수 있는 여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됐다.

IB가 되면 기업 대출이나 인수합병(M&A) 자금을 빌려줄 수 있다. 거래소를 통하지 않아도 비상장 주식을 매매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헤지펀드 핵심 업무인 프라임브로커 업무도 가능해진다.

거래소 허가제와 ATS 도입으로 주식 유통시장을 사실상 독점해온 한국거래소도 신설 ATS와 경쟁에 들어가게 됐다.

ATS는 자기자본 500억원 이상인 복수 증권사가 설립할 수 있다. 매매 대상은 상장주권에서 채권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소액주주 의결권 강화로 주총을 활성화하기 위해 2015년 쉐도우 보팅제가 폐지된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자본시장을 선도하는 IB가 나오면 위탁매매 위주인 증권산업 구조 재편에 촉매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