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읽는 중국경제> 중국 정부 예산의 ‘새는 바가지’-삼공경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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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7-28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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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재 삼공경비 지출 공개 부처 70%에 그쳐……지지부진<br/>-중국 정부, 향후 투명한 재정예산 운영에 주력할 것

최근 중국 중앙기관에서 잇따라 '삼공(三公)경비' 지출 내용을 공개하고 있습니다. 중국정부가 공무 관련 비용인 삼공경비를 이처럼 외부에 공개키로 한 것은 공무원들이 국민 혈세를 축내며 방탕한 생활을 하고 있는데 대해 인민들의 불만이 높아가고 있기 때문이죠.

실제로 중국청년보가 최근 중국인 2707명을 대상으로 중국 내 사회 낭비에 대한 여론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92%가 공무 접대비, 83%가 공용차 남용을 꼽아 공직자 사회에 대한 불만을 쏟아냈습니다.

그럼 오늘은 바로 중국 관료사회의 대표적인 모럴헤저드이자 정부 예산의 ‘새는 바가지’로 불리는 삼공경비에 대한 궁금증을 파헤쳐 보겠습니다.

우선 삼공경비란 바로 말 그대로 바로 공무 접대비, 공무 해외출장비, 공용차 구입 및 운영비를 일컫는 말입니다.

중국의 대형 국영기업 시노펙이 최근 접대용 술 5억원 어치를 구입한 것과 중국 전력망 공사 안후이 지점이 공용차 개혁이라는 명목으로 300여명의 부처장급 이상 간부에게 20만 위안짜리 호화차를 배정해준 것이 공금 낭비의 대표적인 예입니다. 또한 홍십자회(적십자사) 상하이사무소 간부들이 한끼에 1인당 1만 위안(한화 약 165만원)하는 초호화판 식사를 한 것도 삼공경비 낭비의 예로 도마위에 올랐죠.

중국 원자바오 총리는 지난 국무원 회의 때 “인민들도 정부가 어디에 돈을 얼마나 쓰는 지를 알도록 해야 한다”며 중국 정부의 삼공경비 지출 내역 공개를 요구했습니다.

이에 따라 6월 말까지 중국 중앙 각 부처에서 모두 삼공경비 지출내역을 공개토록 했지만 지난 23일까지도 여전히 30% 정도 부처에서는 감감무소식입니다.

삼공경비 공개가 지지부진하자 중국 변호사들이 나서서 지난 5월 정부 각 부처와 기관에 정부정보공개법에 따라 삼공예산에 관한 정보제공을 요구하는 이메일을 보내기까지 했습니다.

관계당국의 닥달이 거세지자 최근에는 최고인민검찰원을 비롯한 중앙기관 중앙부처 국유기업들이 하나둘씩 삼공예산 공개 대열에 합류하고 나섰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삼공예산 공개에 대해 우선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공개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삼공예산을 줄여나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관용차 개혁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중국 정부는 최근 관용차 사용 기한을 5년에서 8년으로 늘리고, 부성장 이하는 전용차를 배정하지 않기로 하는 등 개혁안 내놓았습니다.

지난 2009년에는 공직사회의 공금남용이 심각해지면서 결국 무산되기는 했지만 공금낭비죄(反浪費法) 입법이 추진되기도 했죠.

중국 삼공예산이 중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되는지 삼공예산이 감소하면 그 동안 호화 술 시장이나 고급차 시장 거래량이 급감할 것이라는 예측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현재 삼공경비를 줄이겠다는 중국 정부의 의지는 단호합니다. 삼공경비에서 부정부패가 싹트고, 부정부패는 결국 중국 사회 불안을 초래하는 근본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후진타오 주석은 창당 90주년인 지난 1일 “부정부패를 엄단하고 예방하지 않으면 민심을 잃게 될 것이고 여기에 당의 흥망이 걸려있다”고 주장했죠. 실제로 최근 거액의 뇌물을 수수하고 국가 재정을 횡령한 죄로 항저우와 쑤저우 전 부시장 두 명에 대해 사형이 집행됐습니다.

공직자의 국가재정 낭비가 문제가 되는 것은 어제 오늘 일만은 아닙니다. 중국 명나라 태조(주원장)는 서민들은 배를 곪고 있는데 관리들은 궁중에서 매번 화려한 연회를 베풀고 배를 채우는 것을 꾸짖기 위해 관리들을 한 자리에 모아 연회를 열고 무채볶음, 부채볶음, 푸른 채소무침 2개, 그리고 파 두부국 등 4채1탕(四菜一湯 4가지 요리와 1가지 탕)을 내놓고 관리들이 청렴결백해야 한다는 말을 우회적으로 했다는 일화도 있습니다.

어쨌든 삼공경비 공개로 정부 예산 투명화 사업에 첫 걸음을 내디딘 중국 정부가 향후 공무관련 예산을 어떻게 투명하게 관리하고 집행할지 행보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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