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롯데가 딸들 끝나지 않은 면세점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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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7-28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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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9년 AK면세점 인수전부터 이후 자존심 싸움 이어져<br/>루이비통 입점 경쟁 이후 행보 더욱 주목

(아주경제 강규혁 기자)국내 면세점 사업은 국내 굴지의 기업인 롯데가(家)와 삼성가(家)의 자존심 대결로 압축된다.

각각 롯데쇼핑과 호텔신라를 이끌며 그룹 내 면세점 사업을 관장하고 있는 신영자 사장과 이부진 사장의 대결구도는 늘 화제의 중심에 서곤 했다.

특히 면세점 사업이 이른바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리며 업계와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면서 양 기업과 두 사장의 행보는 더욱 바빠졌다.

◆ 갈등의 시작..AK면세점 인수 공방

양측의 공방은 지난 2009년 말로 거슬러 올라간다.

롯데면세점이 AK면세점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신라면세점은 롯데면세점의 AK면세점 운영은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입찰 당시 요구한 ‘동일인 중복 낙찰 및 복수사업권 취득 불허’ 방침 등과 배치된다며 이의를 제기했고, 법원에 ‘롯데가 인수한 AK면세점이 공항 내 영업을 못 하도록 해달라’는 내용의 가처분신청을 제출했다.

하지만 지난해 5월 공정거래위원회가 롯데면세점의 AK글로벌 면세점 인수를 승인하면서 양측의 1라운드는 신영자 사장의 판정승으로 막을 내렸다.

◆ 갈등의 증폭..루이비통이 뭐길래

세력 확대를 두고 주도권 싸움을 시작한 양측의 공방은 세계적인 명품 그룹 LVMH(루이비통 모엣 헤네시, Louis Vuitton Moet Hennessy)가 세계 최초로 인천공항에 루이비통 매장을 입점시키기로 함에 따라 겉잡을 수 없이 번지기 시작했다.

최근 수년 간 면세점 사업은 양적인 팽창을 거듭해 왔다. 사상 최대의 매출을 기록했던 지난해 면세점 시장 규모는 40억 달러에 육박한 39억 2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20% 이상의 매출 상승이 예상되면서 5조원 달성도 무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과정에서 명품은 이러한 면세점 사업의 외형 확대와 소비자들의 관심을 불러 일으키는 촉매제 역할을 톡톡히 해 냈다. 실제로 명품 브랜드들의 세계화 전략과 맞물려 동북아 시장, 특히 국내에서의 명품 대중화 현상은 ‘면세점=해외명품 구입처’ 라는 공식을 소비자들 사이에 자리잡게 했고 이는 고스란히 매출 증대로 이어졌다.

이러한 이유로 양측은 ‘루이비통 모시기’에 혈안이 되어 유치에 박차를 가했다.

롯데면세점 측은 신동빈 부회장까지 직접 나서 LVMH 베르나르 호텔신라 측에 루이비통 입점을 양보해야 했다.

더욱이 루이비통 입점을 바탕으로 세계 6위 규모인 면세점 순위를 2018년까지 3위권 내에 진입시킨다는 계획을 밝혀왔던 롯데면세점 측은 목표 달성에 차질을 빚게 됐다.

반면 신라면세점은 AK면세점 인수 당시 구겼던 자존심을 회복하는 동시에 새로운 강자 탄생이라는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었다,

이와 함께 지난 3월에는 롯데면세점의 아성으로 불리던 김포공항 면세점 입찰에서도 A사업권(화장품, 향수)을 따내며 입지를 더욱 굳건히 하는 듯 했다.

◆ 끝나지 않은 경쟁..향후 거취 더욱 주목 돼

하지만 루이비통의 입점 결정 이후 묘한 분위기가 포착되기 시작했다. 루이비통에 대한 신라면세점의 특별대우에 불만을 느낀 구찌 등 기타 명품 업체가 신라면세점에 루이비통급(級) 대우를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에 구찌는 인천공항 내 신라면세점 점포 2곳에서 철수하기로 결정하고 오는 11월 롯데면세점에 매장을 입점키로 합의했다. 특급 명품 브랜드가 특정 면세점에서 철수 후 다른 면세점에 입점 하는 것은 흔치 않은 경우다.

구찌에 이어 샤넬 역시 신라면세점에서의 철수할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가 흘러 나오면서 신라면세점은 때 아닌 ‘루이비통 역풍’을 겪어야 했다.

한편 두 차례의 승부를 통해 1승 1패를 나눠 가졌던 두 사장은 최근 권토중래를 꾀하고 있다.

이미 서울·경기 지역을 제외한 롯데시네마 매점 운영권을 가진 시네마통상의 대주주인 신영자 사장은 지난 5월 본인을 대주주로 한 영화관 매점 업체 시네마푸드를 설립했다.

더욱이 최근 롯데쇼핑-롯데미도파-롯데스퀘어의 합병설이 거론되고 있는 시점이라 업계에서는 신영자 사장이 면세점 사업뿐 아니라 영화관과 유통 등의 분야에서 입지를 넓히기 위한 준비단계가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부진 사장 역시 올 1분기 호텔신라 면세유통사업 부문의 부진(영업이익 29.6% 감소)등 악재를 털고 하반기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오는 9월 개장하는 루이비통 매장 개점을 발판 삼아 신라면세점이 업계에 새로운 반향을 불러 일으킬 지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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