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 133x200cm, D-print, Diasec, 2010 |
(아주경제 박현주기자) “끝날 것 같지 않은, 빛도 존재하지 않았던 깊은 밤 시골의 들판에서 느꼈던 막막한 슬픔과 나를 집어 삼킬 듯한 완벽한 어둠 속에 있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사진작가 강영길은 유년 시절 엄마와 함께 하염없이 대나무 숲을 걸으며 존재의 고독을 경험했다.
대나무 숲이 있어야 할 곳에 자리잡은 어둠. 어두움과 빈공간은 그의 화두다.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28일 개막한 강영길의 7번째 개인전은 '존재'에 대한 이야기다.
그동안 실존에 대한 고민을 일관된 주제로 삼고 바다, 유리잔, 수영장, 대나무 등의 풍경과 사물을 작업의 소재로 삼아 온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존재’를 주제로 대나무와 수영장 시리즈 15점을 선보인다.
감정이입을 최대한 절제하고 기억의 향수를 담아낸 사진은 극사실적인 회화성이 돋보인다.
붉은 색 넥타이와 푸른 색 수영장의 물이 선명하게 대비를 이루는 수영장시리즈는 삶의 허무함과 고독이 그대로 전달된다.
존재, 150x185cm, D-print, Diasec, 2011 |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보일 듯 말 듯 희미하게 담긴 대나무 연작은 깊이를 알 수 없는 어둠의 배경의 극적인 효과가 강렬하다.
눈부신 외로움, 소멸되어 가는 존재의 고독, 짱짱한 긴장감이 흐르는 작품에서 찬란한 슬픔이 묻어난다. 전시는 8월 15일까지. (02)720-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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