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행산업, 왜 이렇게 급격히 성장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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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7-31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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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려울수록 일확천금 노림 증가…정상적 돈벌이론 한계 인식 때문

(아주경제 이광효 기자) 지난 10년간 국내 사행산업이 2배 이상 성장한 것은 국민들의 사행심리가 그만큼 확산됐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즉 정상적인 '돈벌이'로 부자가 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인식에 따라 '일확천금'을 노리는 국민이 그만큼 늘었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국내 경제성장률이 0.3%를 기록하며, 극심한 경기침체를 겪었던 2009년에도 국내 사행산업은 독보적으로 3.3%가 넘는 성장률을 보였다. 이는 불황기에 경마장 등 사행산업에 참여한 국민이 크게 늘었으며, 이들이 경마장 등 사행산업에 소비한 돈도 그만큼 증가했다는 증거다.

◆ 사행산업, 무엇이 얼마나 성장했나?


현재 우리나라에서 운영되고 있는 사행산업에는 카지노업, 경마, 경륜·경정, 복권, 체육진흥투표권 등이 있다. 종류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지난 10년 동안 사행산업이 성장한 추이를 살펴보면 한 마디로 ‘폭발적’이라고 말할 수 있다.

사행산업의 총 매출액은 지난 2001년 9조6448억원이었으나 2003년 14조2355억원, 2007년 14조5815억원, 2010년 17조3270억원으로 늘었다. 이중 카지노업은 2001년부터 2010년 사이 총매출액이 8364억원에서 2조2590억원으로, 이용객은 152만7000명에서 503만7000명으로 늘었다.

경마는 6조163억원에서 7조5765억원으로, 1336만3000명에서 2181만2000명으로 증가했다. 복권은 7112억원에서 2조5255억원으로, 체육진흥투표권은 28억원에서 1조8731억원으로 늘었다.

사행산업이란 인간의 사행심을 이용해 이익을 추구하거나 관련된 물적 재화나 서비스를 생산하는 산업을 말한다. 즉 우연에 의해 이용자에게 재산상의 이익과 손실을 주는 산업이다.

전문가들은 사행산업의 급격한 성장은 국민경제의 건전한 성장·발전을 촉진하기보다는 도박 중독자 증가 같은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한다.

31일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에 따르면 2010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도박중독 유병률은 6.1%로 영국 1.9%(2007년), 캐나다 1.7%(2005년), 호주 2.55%(2006년) 등 다른 나라들보다 매우 높은 수준이다.

◆ 국민, 사행산업에 몰려드는 이유는?

경기침체가 극심한 상황에서도 사행산업이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는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경제가 어려울수록 사람들이 한탕주의에 쉽게 빠져들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경제가 어려운데도 사행산업의 성장세가 높은 이유는, 도박에 대해 관대한 사회문화적 배경과 인생역전, 대박 심리 등 어려운 경제사정을 단번에 해결하려는 물질만능주의의 팽배가 주요 원인”이라며 “특히 경제적으로 어려운 서민일수록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현재의 어려운 상황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생각하게 된다”고 말했다.

한 때 대기업에 다녔던 A씨(43)는 경마에 빠져 있다. 공사판에서 막노동을 하면서도 여전히 경마를 끊지 못하고 있다. 10년 동안 경마를 하면서 잃은 돈만 수억원이 넘는다. 하지만 A씨는 "언젠가는 큰 것 한방이 터질 것이라는 기대때문에 경마장을 찾는다”고 씁쓸히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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