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삼성의 한 고위 임원은 “올 상반기 일부 주력 계열사들이 다소 주춤하고 있지만 여전히 매출을 크게 올리며 힘을 키우고 있다”며 “수익성은 지난에 비해 다소 낮아질 수 있지만 올해 그룹 전체 매출은 지난해의 15% 가량 증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 상반기 전자업계는 주요 부품 가격이 바닥에 머물러 있고, 완성제품의 수요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을 기록했다. 다만 매출만 놓고 보면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성장을 지속했다.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 76조4239억원의 매출을 올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37% 성장했다. 다른 전자 계열사들 역시 이와 비슷하다.
삼성물산, 삼성중공업 등 주요 계열사 역시 지난해 대비 각각 18.3%, 5.4% 매출이 증가했다. 여기에 하반기 글로벌 경기도 상반기에 비해 호전될 전망이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적극적인 경영도 시작됐다. 평창올림픽 유치 성공 이후 역량을 그룹 경영에 집중할 수 있게 된 것도 긍정적이다.
이 회장은 지난 29일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에서 열린 ‘선진제품 비교 전시회’에 참석해 △소프트기술 △S급 인재 △특허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5년·10년 후를 위해 지금 당장 확보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삼성이 강점을 갖고 있는 하드웨어 부문과 관련해서도 “경쟁사보다 앞선 제품을 만들 자신이 없으면 아예 시작도 하지 말아야 한다”고 전했다.
1993년 신경영 선언 이후 18년만인 올해 이 회장은 조직문화와 제품, 미래경영 전반에 걸친 화두를 잇달아 던지며 삼성의 제3의 시대를 이끌고 있다. 특히 하드웨어에 쏠려있던 그룹의 역량을 소프트웨어·디자인·서비스·특허 등 무형자산으로 확산시키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주력 계열사들이 지난해 이례적인 ‘상고하저’ 현상으로 상반기 성적이 매우 높았지만 올해는 평년과 마찬가지로 하반기에 본격적인 실적이 나오는 ‘상저하고’ 현상을 보일 것”이라며 “상반기 어려운 환경에서 힘을 비축한 만큼 하반기 환경이 호전되면 높은 성장을 시작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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