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중국의 주니어 골퍼들이 처음으로 한 자리에 모여 기량을 겨룬다. 3일부터 5일까지 중국 안휘성 황산송백골프장에서 열리는 제1회 한중 청소년 국가대표 골프대항전이 그 무대다.
이 대회에는 한국과 중국에서 남녀 국가대표·상비군 30명씩이 출전한다. 양국 골프선수들이 내셔널타이틀이 걸린 독립된 대회에서 맞대결을 펼치는 것은 프로·아마추어를 통틀어 처음있는 일이다.
이 대회는 아주경제신문과 중국 북경청년보가 주관하고 대한골프협회와 중국골프협회가 공동으로 주최한다. 국산 골프볼 메이커 볼빅은 후원사로서 대회에 자사볼을 지정구로 제공한다.
한국과 중국의 골프 기량은 한국이 월등한 수준이다. 한국은 이미 세계 골프강국에 진입한 반면, 중국은 이제 막 골프에 눈을 뜬 상태다. 주니어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대등한 조건에서 기량을 견주기에는 중국 골프 역사나 선수층이 얕다. 그래서 한국 선수들은 상비군이나 상비군 후보들이 주로 출전한 반면 중국 선수들은 국가대표 위주로 팀을 꾸렸다.
중국은 그러나 5년 후 올림픽을 대비해 주니어 선수들을 조직적·체계적으로 훈련시키고 있다고 한다. 중국의 잠재력을 감안할 때 5년 후에도 한국골프가 중국골프를 앞설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특히 대만의 청야니(22)가 1일 끝난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남녀 통틀어 최연소로 메이저대회 5승을 달성하자 중국선수단은 고무되는 분위기다. 같은 중국인인 청야니의 위업은 수영선수 쑨양(중국)이 상하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세계신기록을 내며 2관왕에 오른 것과 함께 ‘중국 골프도 할 수 있다’는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다.
아주경제신문과 북경청년보는 이 대회를 미국과 영국(아일랜드)간 남녀 아마추어골프 대항전인 워커컵· 커티스컵에 버금가는 국가대항전으로 발돋움시킨다는 계획이다. 2년마다 열리는 워커컵과 커티스컵은 양 대륙의 명예를 걸고 벌이는 권위있는 아마추어 단체전이다. 타이거 우즈, 재미교포 미셸 위 등 내로라하는 골퍼들이 주니어시절 워커컵· 커티스컵에 출전해 ‘될성부른 떡잎’을 키워왔다.
한국선수단을 이끌고 중국에 온 김동욱(66) 대한골프협회 부회장은 “골프 신흥국 중국의 잠재력은 무시할 수 없다”며 “5년후 올림픽 때에는 어떤 상황이 벌어질 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고 말한다. 이번 대회에 골프볼을 제공한 문경안(53) 볼빅 회장도 “제자리 걸음을 걷고 있는 국내 골프관련 업체들은 중국 시장에서 활로를 찾아야 한다”며 “이번 대회는 국산 골프 브랜드를 중국에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다”고 전망했다. /황산(중국)=김경수 기자 aj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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