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가 ETF를 권하지 않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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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8-01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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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성우 기자) 상장지수펀드(ETF)가 첫 거래때만 수수료를 받는 탓에 금융사에서 투자 권유에 소극적인 것으로 지적됐다.

첫 거래 이후 투자액을 늘려도 금융사에서 추가로 수수료를 받을 수 없어 돈이 더 되는 상품으로 유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는 ETF 시장 활성화를 위해 선진국처럼 거래액을 늘릴 때마다 이에 비례해 추가 수수료를 받아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세계 ETF 시장 순자산총액은 5월 말 1조6368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국내 시장 비중은 0.4%에 해당하는 72억 달러로 집계됐다.

ETF를 첫 도입한 2002년 이후 10년 가까이 지났으나 세계 시장에서 비중은 미미한 것으로 평가됐다. 아시아 지역에서만 봐도 일본 홍콩 중국 3개국에 모두 뒤졌다.

반면 상장 종목 수는 100개로 일본 다음으로 많았다.

업계 관계자는 "종목 수가 상대적으로 많은 편이지만 ETF 절반 이상은 1년 평균 1만주 미만으로 거래된다"며 "일부 종목은 거래 자체가 안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전체 ETF 가운데 1년 평균 거래량이 1만주 미만인 상품은 55.79%에 해당하는 53개로 집계됐다. 1000주를 밑도는 상품도 9개로 나타났다.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 '미래에셋맵스TIGER국채 3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채권)'은 2009년 8월 설정 이후 1년 평균 거래량 60주를 기록했다.

전체 ETF 순자산총액에서 1개 상품이 70%를 차지하는 데 비해 1% 미만인 상품도 있다.

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수수료 부과 기준을 계약 건수에서 총운용자산 규모로 바꿔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거래액에 비례해 수수료를 받아야 투자를 권유할 유인도 생긴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시장에서 ETF가 폭발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국내 시장과 다른 수수료율 영향"이라며 "국내에서는 첫 계약시만 수수료를 내도록 해 금융권 프라이빗뱅커(PB) 입장에서 투자를 권유할 유인이 적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PB 입장에서 한 번 투자하면 장기간 추가 거래가 없는 ETF를 선호할 리 없다"며 "이런 이유로 은행자금이나 고액자산가 자금이 유입되지 않는 것"이라고 전했다.

하루 평균 1억원 미만인 연기금 자금도 더욱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업계 관계자는 "선진국 시장에서 ETF가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정책적인 지원 덕분"이라며 "금융당국 차원에서 기관 투자를 확대할 수 있는 개선안을 내놔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거래소는 연기금 유치를 통해 ETF 시장을 활성화할 계획이다. 최근에는 외부 홍보에도 나섰다.

거래소 관계자는 "국내 연기금 투자 책임자를 모두 만나 ETF 투자를 적극 권유했다"며 "해외 연기금이 투자하고 있는 사례를 설명하면서 ETF 장점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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