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미 국채의 안전성을 위협하는 요인이 아직 남아 있어 외환보유액의 운용수단으로 미 국채를 활용하고 있는 금융당국은 여전히 긴장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미 국채의 불안정성에 따른 위험성은 미 국채 보유액만큼 고스란히 보유국에 전가되기 때문이다.
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6월말 기준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3044억8000만달러로 이중 유가증권이 2766.8억달러(90.9%)를 차지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외환보유액의 유가증권 중 미 국채는 약 630억 달러로 추정하고 있다. 국민연금 및 금융기관 보유분을 합하면 미 국채 보유액은 68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행이 오래 전부터 외환보유액의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해 금 보유량을 늘려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을 외면한 채 미 국채에만 투자해 화를 자초한 것이다.
삼성경제연구소의 정대선 선임연구원은 “외환보유액의 가장 중요한 요건은 충분한 유동성"이라면서 "과도하게 낮은 금 보유 비중을 중장기적으로 높여 달러화 약세나 인플레 등 다양한 상황에서 효율적인 헤지 수단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2분기 전세계 외환보유액 중 달러화 비중이 60.7%로 전분기 61.5%에 비해 줄었다는 국제통화기금(IMF)의 최근 발표도 이 같은 주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특히 개발도상국에서 투자처 다변화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점은 금융당국이 주목할 부분이다.
105개 이머징 국가의 외환보유액에서 달러화가 갖는 비중은 57.8%로 1999년 이후 최저 수준을 보인 반면에 기타통화 비중은 5.8%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2008년 1분기 0.8%였던 것에 비하면 크게 늘어난 것이다.
하지만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의 허인 국제금융팀장은“무리하게 다변화할 경우 외화보유고에서 통화불일치 문제로 당장 공급할 달러가 부족해지는 사태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21일 세계금위원회(WGC)가 발표한 7월 금 보유 현황에 따르면 한국의 금 보유량은 14.4t으로 조사대상 113개국(국제기구 포함) 가운데 56위였다.
우리나라의 금 보유량은 2009년 1분기 14.3t에서 그해 2분기에 14.4t으로 소폭 증가한 이후 2년 동안 변함이 없었다.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6억6790만달러 정도로 전체 외환보유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2%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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