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금융권 '퍼펙트 스톰'] 산업은행 선전에 강만수 입지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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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8-01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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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민영화를 앞두고 있는 산업은행이 강만수 회장 취임 이후 의미있는 변화를 이뤄내고 있다.

실적 개선과 수신기반 확충 등 주요 현안과 관련해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면서 강 회장에 대한 대내외적인 비판 여론도 잦아들고 있는 모양새다.

산업은행은 올 상반기에만 1조21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해 전년 동기대비 148.6%의 증가율을 달성했다.

반년 만에 지난해 순이익(1조450억원)과 비슷한 수준의 이익을 실현한 것이다.

이자이익은 은행 간의 경쟁 격화로 소폭 감소했지만 투자은행(IB)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였던 업무 부문에서 실적 개선을 이뤄내면서 비이자이익이 크게 증가했다.

김영기 산업은행 수석부행장은 “직원 1인당 순이익이 4억원 정도로 시중은행보다 훨씬 높다”며 “재무구조 개선과 IB 업무 중심의 수익성 강화 노력으로 이익이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모두 개선됐다”고 평가했다.

여신 건전성도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 산업은행은 현재 2.1% 수준인 고정이하여신비율을 연말까지 1.5%로 낮출 계획이다.

함께 일하는 조직 문화를 구축한 것이 힘을 발휘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산업은행은 각 부서별 실적을 평가하던 방식에서 협업이 이뤄질 경우 참여한 부서에 모두 성과를 반영해주는 ‘더블카운팅’ 제도를 운영 중이다.

부서간 협업을 통해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한 취지다.

또 기업금융의 경우 여신은 물론 컨설팅과 채권 발행, 인수합병 등 경영에 필요한 업무에 대해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는 ‘종합 RM(Relation Manager)’ 제도도 호응을 얻고 있다.

민영화의 전제 조건으로 여겨지고 있는 수신기반 확충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산업은행의 개인 원화예수금 잔액은 상반기 중 3조5000억원을 넘어섰다. 연간 목표치를 상반기가 지난 시점에 달성한 셈이다.

산업은행의 금리 경쟁력은 은행권 최고 수준이다. 신규 점포에서 제공하는 특판예금 금리는 4.6% 수준으로 시중은행 정기예금 평균 금리인 4.18%보다 0.4%포인트 이상 높다.

국책은행 이미지를 내세워 고객들의 안전자산 선호 심리를 자극하고 시중은행보다 높은 금리까지 제공하면서 수신기반 확충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산업은행은 이 같은 기조에 가속도를 붙이기 위해 고액자산가를 대상으로 한 프라이빗뱅킹(PB) 업무를 더욱 강화하기로 했다.

지점수가 부족하다는 약점을 상쇄하기 위한 대응책이기도 하다.

김 수석부행장은 “점포망에 한계가 있는 만큼 VIP 고객을 상대로 하는 PB에 비중을 둘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면서 은행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작업에도 힘을 쏟고 있다.

산업은행은 외환위기 이후 중단했던 고졸 신입사원 채용을 최근 재개했다. 하반기에만 고졸 출신 50명과 지방대 출신 50명 등을 채용키로 했다.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의 채용 전략 개편은 전 금융권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민영화에 대비해 인력을 확충하고 지방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채용 전략을 전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산업은행의 변화를 이끌고 있는 강만수 회장에 대한 평가도 달라지고 있다.

한 금융권 인사는 “강 회장이 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로 오는 데 대한 부정적 인식이 팽배했던 게 사실”이라며 “그러나 양호한 경영 실적을 거두고 있는 데다 업계와의 마찰도 거의 없어 예상보다 잘 적응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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