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승인권자인 국토해양부가 사업 추진 전에 관련 부처와의 충분한 협의를 하지 않은 채, 덜컥 사업 승인을 내줘 추진에 제동이 걸렸다. 또 노선이 지나는 지역 주민들은 소음 문제와 환경 파괴 등이 우려된다며 사업 자체를 반대하고 있다.
중간에 낀 민간사업자는 각종 민원 해결뿐 아니라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등 자금 모집에도 어려움을 겪으면서, 사업추진 자체가 취소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1일 국토부에 따르면 제2경인 연결 고속도로는 착공 시기가 계속 미뤄지고 있다. 실시설계 승인 이후 당초 지난해 10월에서 12월, 늦어도 올해 6월에는 총 7967억원을 투자해 공사를 시작할 예정이었지만, 각종 문제가 불거지며 사업에 차질을 빚고 있다.
◇ 국토부의 무책임 행정
가장 큰 문제는 공군과 국토부의 갈등이다. 국토부가 성남시 공군기지 주변의 비행안전구역을 지나는 일부 구간에 대해 사전 협의없이 사업 승인을 내주면서, 최근 공군이 반발하고 나섰다.
제2경인 연결 고속도로는 이미 지난해 3월 실시계획 승인이 난 상태로, 만약 공군이 계속 사업 추진을 반대하면 사업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동쪽으로는 자동차 전용도로인 성남~장호원 구간과 제2영동 고속도로와 연결되고, 서측으로는 제2경인 고속도로와 연계돼 기존 서울외곽순환도로의 기능을 보완한다는 당초 목표도 어긋나게 된다.
이처럼 사태가 심각하지만 국토부는 크게 걱정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공군과의 갈등의 경우 "제2경인 연결 고속도로 일부 구간이 비행고도 제한에 걸리기는 하지만 비행 안전에는 지장이 없을 것으로 예상해 사업승인을 내줬다"며 "관련된 문제는 민간 사업자와 공군이 알아서 해결해야할 일"이라고 말했다.
이에 롯데건설 등 11개사로 구성된 민간사업자는 공군과의 협의는 물론, 국민권익위원회에 민원까지 제기하며 사태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국토부의 협력없이 돌파구를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 해당지역 주민들도 반대
제2경인 연결 고속도로는 안양과 성남을 잇는 길이 21.82㎞의 도로다. 관악산을 터널과 교량으로 관통하고 과천시 갈현동, 의왕시 청계동을 지나 청계산을 또 관통해 성남IC로 연결된다. 교차로 6개소, 터널 4개소, 교량 10개소, 영업소 2개소, IC영업소 2개소 등도 설치된다.
안양 및 과천 지역 주민들은 제2경인 연결 고속도로 건설에 반대하는 의견이 많다. 관악산과 청계산을 관통하면서 환경 파괴가 우려되고, 공사 기간이나 차량 운행 시 발생되는 소음 피해를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토지 보상 과정에서도 반발이 심했다.
일부 주민은 국토부 장관을 피고로하는 민간투자사업 실시계획 승인처분 취소 청구소송을 법원에 제출했다. 현재 소송이 진행 중이며, 향후 결과에 따라 공사가 취소될 수도 있다.
안양시 관양지구의 한 입주 예정자는 "제2경인연결 고속도로가 건설되면 주변 경관을 망치고, 환경을 파괴시킬 것"이라며 "판교신도시 주민들의 교통 편의를 위해서 안양 및 과천 지역 주민들의 생활을 오염시키는 도로가 건설되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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