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환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는 1일‘전월세 상한제 도입에 대한 정책제언’이라는 제하의 한국개발연구원(KDI) 보고서에서 “좋은 의도로 도입되는 정책이 반드시 좋은 결과를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며 “(전월세 상한제를) 도입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전세금 상승의 원인으로 총량적인 수급문제와 함께 주택규모, 지역 간 수급 불일치, 월세 전환 등을 꼽았다.
그는 향후 집값이 오를 가능성이 낮다고 생각해 주택 구입을 미루거나 보금자리주택을 분양받고자 대기하려는 이들이 많아 임대 수요는 오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아파트 미분양의 영향으로 2008~2010년 주택공급이 연간 40만호 미만으로 감소했다는 설명이다..
김 교수는 “임대주택의 수요가 줄거나 공급이 늘 이유가 없기에 전월세 상한제가 도입된다고 해서 임대료가 전반적으로 안정될 것으로 기대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단기적으로 전월세 상한제 도입이 공식화되면 임대인들은 제도 도입 이전에 임대료를 한꺼번에 올리려 할 것이라는 게 김 교수의 분석이다.
김 교수는 나아가 임대료 규제에 대한 외국의 사례를 보더라도 어떤 형태의 규제이든 민간 임대주택시장의 원활한 작동을 어렵게 만들 뿐 아니라 의도한 대로 세입자를 보호하지도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오히려 국회에 올라온 법안대로 임대료규제가 도입되고 임차인에 계약갱신권이 부여되면 부작용이 예상된다고 꼬집었다.
김 교수는 “매년 전세 수요가 느는데, 기존 임차인들이 이사를 나가지 않을 것이고, 결국 신혼부부 등 신규 수요자들은 임대료 수준과 관계없이 셋집을 구하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중장기적으론 임대주택사업의 수익성이 하락해 임대주택 공급이 줄고 주택의 유지·관리노력이 저하돼 공급되는 주택의 품질이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결론에서 “여야 정치권에서 도입을 추진 중인 전월세 상한제는 사회적 약자인 저소득층 임차인을 보호하기 위한 주거복지정책이 아니며, 임대료 안정에 기여할 것이란 보장도 없다”며 “전월세 상한제를 도입하는 것은 효율성이나 공평성 차원에서 정당화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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