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정부 부채 협상안 하원 통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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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8-02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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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일 상원 통과, 대통령 서명 예정<br/>부채·재정 지출 각각 2조弗 이상 조정

(워싱턴=송지영 특파원) 미국 부채 협상안이 1일(현지시간) 찬성 269 반대 161로 하원을 통과하면서 정부 디폴트(채무 불이행) 시한을 하루 앞두고 파국을 막게 됐다. 이번 안은 부채 한도를 최소 2조 달러 이상 늘리고 향후 10년간 재정지출을 2조1000억 달러 이상 줄이는 내용이 골자다.

민주·공화 양당 지도부가 막판까지 의원들 설득에 나섰으나 예상보다 찬성표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하루 남긴 디폴트 시한의 압박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민주당에서 95표, 공화당에서 66표의 반대표가 나와 합의안을 바라보는 민주당의 시각을 잘 보여줬다. 양당의 반대표는 진보, 보수성향이 강한 의원들이 각각 던졌다. 티파티 라인에 서 있는 공화당 보수 의원들도 대부분 반대했다.

하원 통과 합의안은 2일 상원으로 넘겨져 표결에 부쳐질 예정이며 통과가 거의 확실시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바로 서명해 효력을 발휘하게 된다. 이에 따라 연방 정부의 부채 규모(국채 발행 상한)는 현 14조3000억 달러에서 약 16조8000억 달러로 늘어나게 된다.

수 개월간 치열한 공세와 협상을 벌여온 정부 부채안이 타결되자 그간 주역들의 이해득실이 계산되고 있다.

미치 매코넬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가 협상 타결의 일등 공신으로 주목받고 있다. 디폴트 사태가 일어나면 공화당이 가장 큰 타격을 입는다며 당내 강경파 설득에 나섰고 협상 막바지에는 오바마 대통령에게 부채 상한을 늘리는 권한을 주는 절충안을 내놓기도 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매코넬 의원을 메이저리그 최고의 마무리 투수 마리아노 리베라에 비유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공화당을 압박하는 등 공세를 펼치기도 했으나, 결국 최종 합의안에 그동안 자신이 주장했던 세금 인상, 사회복지 혜택 축소 불가 등이 받아들여지지 않아 정치적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관측되고 있다. 민주당 진보 성향 의원들의 반발이 컸다.

그럼에도 디폴트를 막은 것에 대한 지도력은 인정받아 내년 대통령 선거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도 있다.

공화당 대표 주자로 협상을 이끌어 왔던 존 베이너 하원의장의 정치적 영향력이 크게 줄었다고 평가되고 있다. 막판 협상에서 자신의 주도한 협상안이 번번히 공화당 보수 의원들에 의해 거부되기도 했다. 마지막 지난주말 하원에서 그가 통과시킨 안도 겨우 1표 차이였다. 공화당 주류인 당내 강경파 기류가 그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도 가장 큰 패배자는 연방 의회 자체라는 지적이다. 일찌감치 문제를 해결치 못하고 시한 직전까지 국민들의 마음을 조리게 해 신뢰를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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