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휴가를 갈 계획이었다. 그러나 중부지방 집중 폭우와 산사태 등으로 인명과 재신 피개가 속출하자 휴가 계획을 연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대통령은 2일 국무회의에서도 각 부처 장관에게 피해 현황 보고를 받고 비 피해 수습에 총력을 기울여 달라고 재차 당부했다.
이에 따라 이 대통령의 여름휴가 일정에 맞췄던 참모진도 줄줄이 휴가 계획을 미루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으로도 비가 더 올 것이라는 일기예보에다 이번주 후반에는 태풍이 한반도 주변을 지나갈 가능성이 있어 대통령과 참모진의 여름휴가는 사실상 물건너 간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그렇다고 이 대통령은 휴가를 포기할 수 있는 처지도 아니다. 대통령 자신이 내수경기 활성화를 위해 국내 휴가를 권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25일 이 대통령은 라디오연설에서 “국내에서 휴가를 보내는 것이 지역경제와 서민경제를 살리는 데 큰 보탬이 될 수 있다”며 여름 휴가철을 내수 진작의 기회로 삼자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나아가“올여름엔 공직자들도 가족과 함께 꼭 휴가를 가도록 권유하고 싶다”며 “이미 청와대 직원들에게도 휴가를 다녀오게 했고 나도 오랜만에 가족들과 휴가를 꼭 가지려고 계획을 세워놨다”고까지 했다.
장마에 이은 국지성 호우와 이상저온이 계속되면서 유명 해수욕장이 울상인 것도 이 대통령에게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만리포해수욕장은 지난 6월24일 충남 서해안에서 가장 먼저 문을 열었지만, 개장일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해 장마 기간과 겹치면서 햇볕이 든 날이 손꼽을 정도다. “성수기라서 밤 11시까지 가게 문을 열고있지만 손님은 많아야 2~3팀 정도”라는 게 주변상인들의 하소연이다.
서해안 최대 해수욕장인 충남 보령 대천해수욕장 상인들도 서울·경기지역 피서객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며 울상을 짓는 상황이다.
지난달 26일부터 수도권지역에 내린 폭우로 서울 근교 피서지인 인천시 중구 을왕리해수욕장과 왕산해수욕장을 찾는 관광객도 눈에 띄게 감소했다.
동해안도 마찬가지다. 지난달 동해안을 찾은 피서객은 559만2559명에 불과해 작년 같은 기간의 690만2456명에 비해 무려 19% 감소했다.
이런 상황을 의식한 듯 이 대통령은 “대통령이 휴가 안 갔다고 공직자들이 휴가를 안 가면 안된다”며 “(수해 대책에) 관련된 공직자들은 똑같이 할 수 없지만, 관련 없는 공직자들은 기간을 조정해서라도 휴가를 가는 것이 좋겠다”고 권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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