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이탈리아 채무위기 우려 금융시장 요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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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8-03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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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과 이탈리아의 채무위기가 2일 다시 불거지면서 유럽 금융시장이 요동을 치고 있다.

이에 따라 호세 루이스 로드리게스 사파테로 스페인 총리는 휴가를 연기하고 이탈리아의 줄리오 트레몬티 경제장관은 금융안정위원회 (FSB)를 긴급 소집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전날 6.180%로 뛰었던 스페인 국채 10년물 스프레드는 2일 오전 6.326%로 치솟았다. 이탈리아 국채 역시 5.988%에서 이날 6.165%로 뛰었다.

유럽 각국 국채의 스프레드는 독일 국채(분트)와의 수익률(이율) 차이다. 이는 그만큼 그 나라가 원리금을 보장해 줄 신용도가 낮다는 뜻이며,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할 때 그만큼 높은 이자를 물어야 한다.

스페인과 이탈리아 양국 국채의 이날 스프레드는 모두 1998년 유로 출범 이후 최고치다. 오후장 들어 약간 낮아지긴 했으나 여전히 기록적인 수준에 거래되고 있다.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국가채무 문제는 그리스 채무 위기가 아일랜드를 거쳐 포르투갈까지 전염된 이후엔 늘 시장의 우려 대상이었다.

지난달 21일 유로존 정상회의가 그리스 2차 구제금융에 합의한 이후 잠잠해졌던 이런 우려는 이번 주 들어 다시 불거지기 시작했다.

유럽연합(EU) 집행위는 지난달 28일 유로존 경기체감지수가 5개월 연속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하반기에 유럽의 성장률이 둔화될 것임을 뜻한다. 또 미국 정치권이 부채 상한 증액에 합의했지만 장기적으론 결국 문제가 있고 미국과 유럽의 성장률이 더 낮아질 것이며, 이는 결국 유럽의 취약 국가들에 가장 큰 타격을 출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스페인과 이탈리아가 “유로존의 그리스 지원약속을 결국 이행하지 못할 것”이라는 소문이 1일부터 시장에 나돌았다. 이는 두 나라의 채무위기 해소 능력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에 불을 붙였다.

그리스에 대한 2차 구제금융과 관련해 유로존 국가들은 자국에 배정된 만큼 자금을 조달해 지원해야 한다. 그리스에 주는 돈의 이율은 3.5%로 정해졌으나,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국채 스프레드는 이미 이보다 높다. 또 1일부터 악성 소문이 나돌자 스프레드는 더욱 뛰고 있어 양국에 비상이 걸린 셈이다.

사파테로 스페인 총리의 대변인은 “총리가 오늘 떠나려던 휴가를 미루고 재무장관과 
대책을 논의 중이며, 재무부 관리들은 유럽의 기관 및 정부들과 접촉 중”이라면서 “총리가 휴가를 언제 떠나게 될지는 모른다”고 말했다.

트레몬티 이탈리아 경제장관은 정부 관련 부처와 중앙은행, 금융감독원, 보험감독원 대표 등으로 구성된 FSB를 긴급 소집했다고 뉴스통신 안사가 전했다.

또 집행위원장이나 정상회의 상임의장 등 최고위급의 모든 간부가 휴가를 떠난 EU 집행위에선 대변인이 진화에 나섰으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가세했다.

올리 렌 경제 담당 집행위원의 대변인인 샨탈 휴스는 “스페인과 이탈리아에 대한 긴급 지원 프로그램 문제가 논의되고 있지 않다”면서 다만 키프로스 지원 문제는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휴스 대변인은 또 양국이 그리스 2차지원 약속을 하반기에 실제 이행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 “자금조달 비용이 올라가는 만큼 보상해주는 체계가 마련돼 있다”면서 “EU는 스페인과 이탈리아가 의무를 다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전문가들이 상황을 매우 정밀하게 주시하고 있으며, 양국이 경제개혁과 재정 건전화를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을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아테네에서 열린 회의에 참석 중인 앙헬 구리아 OECD 사무총장은 “이탈리아와 스페인 국가채무는 통제 가능한 상황이며, 이들은 재정적자를 해소하기 위한 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시장을 진정시키려 했다.

이코노미스트들은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경우 그리스나 포르투갈, 아일랜드와 달리 유로존 제3위와 4위의 경제규모라는 점에서 국채위기를 맞을 경우 유럽과 전세계 경제에 주는 충격파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기 때문이 시장을 안정시킬 대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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