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악재 금융시장 강타…코스피 55p 급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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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8-03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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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발 악재 금융시장 강타…코스피 55p 급락

미국 디폴트(채무상환 불이행) 라는 큰 고비를 넘겼더니 경기 둔화라는 또 하나의 악재가 기다리고 있었다.

   3일 증시, 채권, 환율 등 국내 금융시장은 미국발 경기 둔화 우려로 요동쳤다.

   코스피는 이틀 연속 아시아 주요 증시보다 더 큰 폭으로 내리며 민감하게 반응했다. 원ㆍ달러 환율과 국채선물 가격은 강한 상승세를 보였다.

   증시는 단기적으로 2,000선마저 무너질지 모른다는 공포감에 투자자들의 심리가 얼어붙으면서 낙폭이 더 커지고 있다.

   국내 증시 전문가들은 경기 상황을 성급하게 비관하기보다는 앞으로 발표될 경기 지표들을 확인하며 대응할 것을 투자자들에게 권했다.

 
    ◇코스피 2,000 지킬 수 있을까
    코스피는 3일 오후 1시30분 현재 2,060선을 아슬아슬하게 지키고 있다. 최근 이틀간 100포인트 넘게 빠지며 60일 이동평균선과 120일 이동평균선을 모두 밑돌았다.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큰 만큼 하루만 더 50포인트 이상 하락한다면 2,000선까지 위협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충격이 장기간 이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코스피가 2,000 밑으로 내려갈 가능성에 대해서는 엇갈린 전망을 내놓았다.

   교보증권 송상훈 리서치센터장은 "정책 당국의 경기 안정 의지가 강하므로 경기 침체 충격의 지속기간은 짧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코스피 하단을 2,050으로 제시했다.

   이트레이드증권 김봉기 리서치그룹장은 "단기적으로 코스피가 무너질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상승이 예상되므로 크게 위축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주말에 나올 미국 고용 지표가 중요하다. 한 번 더 충격적인 결과가 나오면 2,000선까지 떨어질 수 있다. 그렇지만 지금과 같은 속도로 며칠이나 더 떨어진다고 보긴 어렵다"고 밝혔다.

   코스피의 추세 전환은 앞으로 발표될 경기 지표들에 달렸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우선 오는 5일 미국 고용지표가 발표되고 9일에는 중국의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발표될 예정이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고용 지표를 통해 민간 부분이 자생력을 갖고 경기 회복을 시작할 수 있을지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간 고공행진했던 중국 물가가 떨어진다면 중국 정부가 긴축 정책을 완화할 가능성이 높아지는데, 이를 통해 중국의 내수가 활성화되면 미국 경기가 다소 어려워지더라도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충격을 덜 수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추세적으로 하락 국면에 있는 원ㆍ달러 환율은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추가 하락 가능성을 안게 됐다. 미국의 펀더멘털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면서 달러화 약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채권의 경우 선진국 채권이 불안한 상황이어서 한국처럼 상대적으로 재정이 안정적인 국가의 채권 수요가 꾸준히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투자자들 어떻게 대응할까
    전문가들은 폭락장에서 매도 대응은 자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미국과 유럽경제가 붕괴할 수 있다고 투자자들이 판단하는 것은 너무 성급한 비관론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매수 시점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일부는 이번 급락을 저점 매수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보증권 송상훈 센터장은 "우리 기업의 이익이 구조적으로 한 단계 레벨업 된 상황을 판단하면 중기적 상승 추세는 유효하고 단기적으로 대형주를 중심으로 매수관점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트레이드증권 김봉기 그룹장은 "투자심리가 한쪽으로 몰릴수록 반대로 움직일 필요가 있다"며 코스피를 대표하는 우량주와 중소형 가치주에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박형중 메리츠종금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단기적으로는 힘든 장이 계속되겠지만 투자는 방향성에 주목해야 한다"며 "다음주가 반전의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본다. 지금이 저가 매수의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장기적으로는 회복되겠지만 추가 하락 위험이 있는 만큼 '소나기'는 피하고 매수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삼성증권 오현석 팀장은 "투자자들은 지금 상황에서 억지로 움직일 필요가 없다"며 "정말 겁이 나거나 조정에 지쳐 주식을 모두 팔고 시장을 떠나려면 현금화가 방법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정중동'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폭락장에 종목을 조정해서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기 어렵고, 유럽 재정위기가 다시 부각된 상황에서 하락세가 멈출 때까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다.

   신영증권의 김세중 팀장은 "지금 파는 것은 권하지 않지만 기대심리는 많이 낮춰야 한다"며 "미국 고용지표가 좋아지면 전기전자 업종, 중국 물가가 떨어지는 것으로 확인되면 중국 소비 관련주를 추천한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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