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 더블딥 우려속 한은 “물가냐 경기냐”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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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8-03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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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희준 기자) 미국의 경기지표 하락과 유로존의 위기 재현으로 더불딥 등 대외적 위험변수가 증가한 가운데 금리결정을 앞두고 한국은행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 7월 소비자물가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4.7% 오르는 등 올 들어 7개월째 4%대의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어 한은 입장에서는 ‘물가와 경기’를 놓고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실제로 해외 금융전망은 부채협상 결과와 상관없이 미국이 더블딥에 빠지거나 장기 침체로 들어갈 것이라는 예상이 점차 그 세를 확장하고 있다. 이는 최근 미국의 각종 경기지표에서 확인되고 있다.

미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1.3%로 예상치였던 1.8%에 크게 미달했고 1분기 성장률도 1.9%에서 0.4%로 대폭 조정됐다. 또 미국 제조업의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7월 제조업지수는 50.9로 2년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여기에다 지난 6월 미 소비지출이 지난 2009년 9월 이후 21개월만에 첫 감소세를 나타내며 전월대비 0.2% 줄어든 영향으로 뉴욕 주식시장은 급락세를 면치 못했다.

전문가들은 미 부채상한 증대 법안이 포함한 정부의 재정감축안이 실현되고 미 경제의 회복세까지 더딜 경우 더불딥의 가능성이 점차 높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유럽의 경우 스페인 국채 10년물 스프레드가 2일 오전 6.326%로 치솟았고 이탈리아 국채도 6.165%로 뛰었다. 국채 스프레드는 독일 국채(분트)와의 수익률(이율) 차이로 그만큼 해당국가가 원리금을 보장해 줄 신용도가 낮다는 뜻이다. 때문에 유로존의 불안도 다시 고개를 들 전망이다.

때문에 물가와 경기를 놓고 금융당국이 빠져 있는 고민은 이미 정부의 환율정책에서 선행되고 있다.

정부는 앞서 물가 상승을 둔화시키기 위해 환율 하락(원화 강세)을 애써 외면해왔다. 이 영향으로 원 달러 환율은 최근 1040원대까지 떨어지는 등 급락세를 보였다.

미 경기불안과 수출입 기업들의 부담이 가중되면서 지식경제부를 중심으로 외환시장에 적극 개입해야 한다는 주문이 이어지고 있다. 늘어난 달러화 수출액을 원화로 환산할 경우 이익증가가 거의 늘어나지 않는 상태가 이어지면서 이 같은 적극개입은 더욱 힘을 얻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은 측은 환율개입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표명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한은이 제시한 경제모형에 따르면 원ㆍ달러 환율이 10% 하락할 경우 연간 경상수지는 53억달러 가량 감소하고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8%포인트 낮아지는 효과가 있다. 때문에 한은이 전망한 올해 물가상승 전망치 4%를 맞추기 위해서라면 환율하락을 방관할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오는 11일로 다가온 한은 금통위의 기준금리 결정이다.

전문가들은 대내적인 물가상승 추세와 대외적인 미 더불딥 우려, 유로존의 불안 등의 상반된 요인이 한은의 기준금리 결정을 어렵게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호주중앙은행(RBA)이 이달 기준금리를 현행 연 4.75%에서 동결해 8개월째 기준금리를 유지하고 있고 캐나다도 지난달 기준금리를 현행 1%로 동결하는 등 신흥 및 선진국들은 대외적인 경기불안 요인을 감안해 금리 인상을 자제하는 분위기이다. 전문가들은 한은도 이 같은 흐름에서 크게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미 경제 성장률이 1~2%를 웃돌아 더블딥 가능성이 적은데다 주택경기 등의 전망도 최악이 아니어서 장기침체로 가진 않을 것”이라면서 " 정부의 핵심정책인 물가안정에 힘을 실어줄 가능성도 간과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이 물가를 잡기 위해 성장정책을 뒤로 하고 금리인상을 단행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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