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용훈 기자) 미국 더블딥(이중침체) 공포가 세계 금융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코스피도 예외는 아니다. 본격 조정 국면에 들어설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미 재정삭감 으로 더블딥 현실화 우려가 더욱 커진 데 따른 것이다. 유럽 재정위기 불안감도 좀처럼 잦아들지 않고 있다.
증권가는 미 경제지표가 단기간에 개선되기는 어렵지만 이미 상당 부분 주가에 반영된 만큼 현재 지수 수준에서 하방 경직성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3일 코스피는 전거래일보다 55.01포인트(2.59%) 하락한 2066.26을 기록하면서 2거래일 만에 106.05포인트(4.21%) 내렸다.
외국인은 이날 하루만 8000억원어치에 맞먹는 주식을 순매도했다. 미국 디폴트 우려가 본격화된 전월 12일 이후로는 2조7500억원어치를 팔았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시장 관심이 경제 펀더멘털 변수로 이동하고 있다"며 "이어지는 경제지표에 대한 실망감이 투자심리를 악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2분기에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분기 대비 1.3%로 예상치인 1.8%를 0.5%포인트 밑돌았다. 미 공급자관리협회(ISM)가 발표한 7월 제조업지수도 2년 만에 최저치인 50.9를 기록했다.
국제 신용평가기관도 여전히 미국 국가신용등급 강등 가능성을 열여두고 있다. 무디스는 기존 신용등급 'AAA'를 유지하겠다고 밝힌 반면 등급 전망에 대해선 '부정적'으로 제시했다.
5일 발표될 신규고용지표 예상치도 애초 11만명에서 7만~8만명 수준으로 하향 조정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이런 지표를 반영하면서 3분기 매국 성장률 전망치를 3%에서 2.5%로 낮췄다. 여타 금융사도 마찬가지로 2%선으로 예상치를 내리고 있다.
미 다우지수와 S&P 500, 나스닥이 전일 모두 2% 넘게 하락한 것도 이런 영향으로 풀이됐다. 이 여파로 코스피뿐 아니라 아시아 주요 증시도 일제히 하락했다.
이에 비해 증권가는 미 더블딥 가능성에 대한 과도한 우려를 경계했다. 미 경기지표가 일시적으로 예상치를 밑돌았지만 9월부터 개선세를 보일 것이라는 이야기다.
신남석 동양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수가 연이틀 급락했지만 시장은 여전히 박스권 안에서 출렁이는 상황"이라며 "쉽게 저점을 깨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단기적인 코스피 지지선으로는 2000선 내외가 제시됐다.
이종우 솔로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000선을 지지선으로 봐야겠지만 그 이하도 염두에 둬야 한다"며 "화학 등 기존 주도주에 대해서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비중을 조금씩 줄여가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오성진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가계가 최근 3년 동안 부채를 상당 부분 축소했을 뿐 아니라 기업도 1조 달러 이상 현금을 비축했다"며 "달러 약세로 미 수출기업이 수혜를 볼 수 있는 만큼 미국 경기도 정상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