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가격 폭락, 노조 등 하이닉스 매각 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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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8-03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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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하이닉스 노조는 STX보다 SK텔레콤 인수 희망

(아주경제 임재천 기자) 하이닉스반도체 매각이 암초를 만났다. 반도체 가격이 '골드 사이클'에서 '다크 사이클'로 접어들면서 하이닉스반도체를 인수하려는 업체들의 우려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하이닉스 노조의 강경한 입장도 골머리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낸드 플래시 가격이 10%이상 폭락하면서 29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고, 노조가 외국자본 참여를 반대하는 등 하반기 M&A 시장 최대 매물인 하이닉스 인수전에 암운이 드리워지고 있다.

반도체 상거래 전문 사이트인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2분기 낸드 시장규모는 48억 8천만 달러로 1분기보다 9%나 위축됐다. 덩달아 가격도 폭락했다. 지난달 말에는 대표적인 낸드 제품인 16Gb(기가비트) 2Gx8 MLC(멀티레벨셀)의 평균 고정거래 가격이 2.74달러로 5월 후반기 3.12달러보다 12.2% 하락했다. 이는 2009년 2월 후반기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때문에 하이닉스 인수전에 참여한 SK텔레콤과 STX는 반도체 가격이 앞으로 얼마나 더 하락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각에서는 가격 하락이 지속된다면 인수 포기를 선언하는 기업이 있을 수 있다고 관측했다.

하이닉스 노조도 암초다.

노조는 최근 하이닉스 매각과 관련, 국부유출과 기술유출에 대한 우려는 철저히 배제돼야 한다고 밝혔다. 해외 자금이 유입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표명한 것이다.

노조는 "차입에 의한 외형 불리기 또는 불분명한 외국 자금 유입을 통한 국부유출과 기술유출·위험 분산을 목적으로 하이닉스를 인수하고자 하는 기업은 노조의 이름으로 철저히 차단하겠다"며 "인수 기업은 오로지 하이닉스의 성장과 발전을 담보할 수 있는 투명한 기준에 의해 선정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노조의 발언은 중동의 국부펀드를 참여시키겠다는 STX그룹을 정면 겨냥한 것이다. 하이닉스 노조가 SK텔레콤의 손을 들어준 셈이고 SK텔레콤은 든든한 우근을 얻은 것이다.

하지만 STX그룹은 "하이닉스 인수에서 외국인 투자 비중을 25%로 제한하는 조항은 없다"고 곧바로 반박했다. 노조가 제기한 하이닉스 매각 시 외국인 투자를 제한한다는 방침은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강조한 것이다.

실제 STX 관계자는 "매각주간사 등을 통해 정부 당국과 채권단에 확인한 결과, 하이닉스 매각에 외국인이 참여할 수 있는 투자 비중을 25%로 제한한다는 룰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하이닉스 주채권단인 외환은행도 하이닉스 매각 입찰에 외국인 투자를 제한한다는 내용을 통보받은 적이 없다고 밝혔다.

때문에 STX는 기존에 밝힌 대로 중동 국부 펀드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하이닉스 인수를 강행할 방침이다. 특히 경영권은 STX가 가져가고 중동 국부 펀드는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시켜 기술 유출 등의 우려를 사전에 차단한다는 방침도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노조는 정치적 요인에 대해서도 강한 적계심을 드러냈다. 하이닉스 노조 관계자는 "만약 정치적 요인이 개입될 경우, 이미 2002년 정치적 압력에 의한 미국 마이크론의 해외매각을 저지한 경험을 토대로 전 임직원과 함께 투쟁할 것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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