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퇴진한 무바라크는 3일 오전(현지시간) 홍해 휴양지인 샤름 엘 셰이크 병원에서 이집트 당국이 제공한 헬리콥터를 타고 카이로 외곽의 경찰학교에 설치된 법정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동안 건강이 악화했다는 무바라크는 흰색 옷을 입고 이동 침대에 누운 채 법정에 나왔다. 그는 올해 초 시위대를 유혈 진압하고 공공 재산을 빼돌린 혐의로 기소됐다.
민주화 시위가 진행 중인 아랍권에서 한 국가의 통치자나 지도자가 법정에 서기는 무바라크가 처음이다.
무바라크와 그의 두 아들 가말과 알라는 시민 혁명 기간 공권력을 동원, 시위대를 공격해 수백명의 시민을 숨지게 하고 공공 재산을 빼돌려 부정축재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이집트 구체제는 지난 1월25일부터 무바라크가 퇴진한 지난 2월11일까지 18일간 이어진 시민혁명 기간에 시위대에 실탄과 최루탄, 물대포, 고무탄 등을 쏘며 무자비하게 진압해 840여명의 사망자와 6000여명의 부상자를 냈다.
이날 경찰학교 주변에서는 삼엄한 경비가 펼쳐진 가운데 무바라크 지지자와 시위대 사이에 투석전이 벌어지기도 했으며, 인권 단체 등은 공정하고 투명한 재판을 진행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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