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은 2일 "국민은행과 KB투자증권의 협업을 통해 대기업 고객을 적극 공략하겠다"고 밝혔다.
어 회장은 이날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대기업 고객 기반을 확대하기 위해 대출 위주의 영업에서 탈피해 자본시장 상품과 파생상품, 외환 등 종합적인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모델을 구축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무리한 외형 확장보다 전체 기업금융 중 우량 고객인 대기업 비중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KB금융은 최근 국민은행 내에 대기업금융그룹을 신설하는 등 기업금융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
어 회장은 "'KB 히든스타(Hidden Star) 500' 제도를 활용해 우량 중소·중견기업도 적극 지원할 것"이라며 "거래기업과 KB금융이 동반성장하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우량 기업에 금융지원이 집중될 경우 기업 간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할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소호부터 대기업에 이르기까지 차별화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해 자산의 쏠림 현상을 막겠다"면서도 "은행의 특성상 리스크 관리와 여신 건전성 유지는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비은행 부문을 강화해 그룹의 수익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겠다는 의지도 피력했다.
어 회장은 "비은행 계열사의 자체 성장을 추진하되 시장 상황에 따라 인수·합병(M&A) 기회도 모색하겠다"며 "은행을 중심으로 계열사 간의 시너지를 강화해 그룹 전체의 효율성과 수익성을 극대화하겠다"고 말했다.
KB국민카드의 경우 카드포인트를 대출상환 등에 활용하는 금융세이브 제도를 활성화하고, 제휴서비스를 확대해 시장 경쟁력을 회복시킨다는 복안이다.
KB투자증권은 기존 회사채 부문의 시장 지배력을 높이는 한편, 은행과의 복합점포(BIB)도 추가 개설할 방침이다.
KB생명은 방카슈랑스와 텔레마케팅 영업을 강화하면서 고유의 설계사 조직인 TC(Total Consultant by tele-skill)와 GA(보험대리점) 등으로 판매 채널을 다양화할 계획이다.
또 저축성보험에 편중된 영업구조에서 벗어나 연금보험과 변액보험, 보장성보험 등의 판매 비중을 높이기로 했다.
어 회장은 저축은행 인수 의지도 재확인했다.
그는 "부실 저축은행을 인수해 서민금융 사업에 진출하면 고객기반 확대와 그룹 시너지 향상에 도움이 된다"며 "금융시스템 안정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은행이 보유한 KB금융 지분 매각을 통해 확보한 자금의 활용방안도 소개했다.
어 회장은 "우선 은행에서 고금리로 조달했던 후순위채 상환에 사용할 계획"이라며 "아울러 KB금융이 전략적으로 추진 중인 M&A 자금으로 쓸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해외진출과 관련해서는 이머징마켓을 집중 공략하겠다고 밝혔다.
어 회장은 "중국과 인도,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고성장 지역을 주요 타깃으로 현지법인과 지점, 사무소 설립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며 "해당 시장을 충분히 숙지한 후에는 지분투자와 합작법인 설립, M&A 등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KB금융을 비롯해 국내 금융회사는 해외시장에서 글로벌 은행에 비해 인력과 경험, 정보, 네트워크 등에서 경쟁 열위에 있다"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글로벌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해외점포의 경영 및 리스크 관리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어 회장은 취임 후 1년 동안 KB금융의 조직과 인사 혁신을 이룬 데 대해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KB금융 직원들 모두가 변화와 혁신의 마인드를 가지고 고객지향, 전문성, 혁신성, 신속성, 성과지향의 KB 정신을 향유할 수 있게 됐다"며 "이를 바탕으로 수익성과 경영효율성 개선도 이룰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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