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수입차업계에 따르면 지난 7월 1일 한국과 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발효에 따른 차량가격 인하에도 불구하고 가시적인 효과는 드러나지 않고 있다.
지난 7월 한 달간 국내시장에서 유럽차는 총 6836대가 판매되며 시장점유율 77.1%를 기록했다. 이는 한-EU FTA 발효 직전인 6월(77.8%)보다 감소한 수치다.
유럽차업체들은 최근 국내시장에 다양한 신차들을 출시하며 점유율을 늘려갔다. 상반기에 출시된 신차 중 판매순위 10위권 내 8개 모델이 유럽차다.
특히 폭스바겐 코리아는 골프 1.6 TDI 블루모션, CC 2.0 TDI 블루모션, 제타 2.0 TDI, 골프 1.4 TSI 등 4개 모델을 상위권에 진입시켰다. BMW 코리아도 X3 2.0d, 미니쿠퍼 컨트리맨, 미니쿠퍼S 컨트리맨 등을 포진시켰다.
이 같은 신차 출시를 바탕으로 유럽차 시장점유율은 지난 2월 69.6%에서 5월 81.0%까지 증가했다.
당시 수입차업계 일부에서는 하반기 FTA 발효와 함께 유럽차 시장점유율이 85%까지 치솟을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 전망과 달리 유럽차 시장점유율은 5월(81.0%)을 정점으로 6월(77.8%)과 7월(77.1%)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볼보·푸조·메르세데스 벤츠 등 다수 업체들이 FTA 발효전인 6월부터 사전에 가격을 인하한 시점과 맞아떨어진다.
전문가들은 유럽차 시장점유율 감소에 대해 ‘FTA 추가 인하’와 ‘일본차 회복’을 이유로 꼽았다.
자동차부품의 경우 EU와의 FTA 발효 즉시 관세철폐가 적용됐지만, 완성차는 기존 8% 관세가 2014년 7월 1일까지 매년 2%씩 단계적으로 인하된다. 때문에 차량교체가 급하지 않은 소비자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FTA에 따른 가격인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또한 일본차업체들이 대지진 여파에서 회복함에 따라 대기 중이던 주문 차량들이 고객들에게 인도되고 있다. 일본차 시장점유율은 5월(12.8%)를 기점으로 6월(14.4%), 7월(15.8%)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한 유럽차 관계자는 “한-EU FTA 효과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유럽차 판매를 확실히 끌어올릴 것”이라며 “지금은 판매 네트워크 및 애프터서비스 확충에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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