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글로비스 "그룹 의존도 낮춘다"…사업 다각화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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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8-04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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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병용·신승영 기자) 현대글로비스가 그룹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자동차 운반에 치우쳤던 해운운송 분야를 철광석·곡물 등으로 품목을 늘리는 한편, 고품(고장 또는 오래된 제품)을 재활용해 신제품을 만드는 재제조 사업에도 뛰어 든다.

하지만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기존 업체들은 시장 잠식을 우려, 현대글로비스의 시장 진입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해상화물운송사업자 위상 강화"

4일 글로벌 선사들의 용·대선(선박을 빌리거나 빌려주는 것) 현황을 알려주는 마켓리포트에 따르면 현대글로비스가 최근 파나막스급 벌크선 1척을 단기 용선했다. 현대글로비의 용대선 현황이 마켓리포트에 실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업계에서는 빌린 벌크선의 크기가 파나막스급(5만 ~ 8만 DWT)인 것을 감안하면 현대글로비스가 이 선박을 곡물을 운송하는 데 사용할 것으로 추정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현대글로비스가 한전이나 포스코의 철광석 수송계약에 나설 준비를 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며 “이번 용선은 현대글로비스가 선사로서의 기능을 강화하는 첫 신호탄으로 볼수 있다”고 전했다.

현재 현대글로비스는 종합물류인증기업으로, 해상화물운송사업자로서의 성격과 국제물류주선업자로서의 성격을 동시에 갖고 있다. 현대중공업으로부터 케이프사이즈급 광석운반선을 인도받는 내년 5월 현대글로비스는 선사로서 본격적인 발돋움을 할 전망이다.

◆車부품 재활용 사업도 진출

한편 현대글로비스는 3분기 중 자동차부품 재제조 사업에 진출할 예정이다. 현재 운영 중인 중고차 유통 사업에 이어 폐기 차량의 재활용을 통해 현대차그룹의 자원순환형 모델을 완성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재제조 사업은 원재료 절감 등으로 신품 생산보다 생산 비용이 40~65% 정도 낮다. 미국·영국 등 선진국에서는 환경보호를 위해 재제조 사업을 권장하고 있으며, 해당 시장도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현대글로비스 관계자는 “재제조 사업은 고품을 모아 제조업체에 다시 보내는 ‘역물류 체계’가 핵심이다”며 “그룹 내 계열사 성격 상 물류·유통분야 전문인 우리가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다만 현대글로비스는 물류·유통만 담당할 뿐 직접적인 재제조 업무를 참여하지는 않을 방침이다. 대신 제품을 직접 생산하는 1·2차 부품협력사를 중심으로 기술적 역량과 검증된 업체들과 협력을 통해 재제조 사업을 진행한다.

◆중소기업 '시름' 깊어져

현대글로비스의 시장 진출이 본격화됨에 따라 재제조 중소기업들의 걱정도 늘고 있다.

재제조 사업은 분해·검사·수리·재조립 등 과정을 거쳐 신품 성능을 회복하기 때문에 수작업 중심의 노동집약적 성격을 띤다. 때문에 재제조 부품 사용이 활성화되지 않은 국내에서는 대부분 영세업체들로 구성됐다.

만약 현대글로비스의 시장 진입이 본격화 되면 2000여곳 달하는 기존 자동차부품 재제조 업체들이 입을 피해는 상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다라 한국자동차부품재제조협회는 동반성장위원회의 중소기업 적합업종에 재제조 산업을 신청한 상태다.

이 협회 관계자는 “글로비스의 재제조 사업 진출로 우려되는 점은 ‘고품 확보’다”며 “재제조에 필수적인 고품을 대기업에서 독과점할 우려가 있다. 평균임직원 수가 10인 미만인 재제조사업체들에게 치명적일 것”이라고 전했다.

또 현대글로비스가 해상운송 기능을 강화할 경우 물량 확보를 위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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