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타이완 여행 '정치비판 TV' 폭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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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8-05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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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유비판에 여행은 뒷전…자스민 혁명 우려에 규제 가능성도

(베이징=조용성 특파원) 중국인 대만 관광객들이 여행은 뒷전이고 호텔에 틀어박혀 정치와 정치 지도자들을 비판하는 TV프로그램을 시청하는데 푹 빠져있다는 내용의 글이 시나닷컴의 웨이보(微博, 마이크로블로그)에 올라와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약 50만명의 팔로워를 거느린 전직 CCTV 아나운서인 왕리펀(王利芬)은 웨이보를 통해 "중국의 관광객들이 정치를 비판하는 방송을 보려고 호텔에 틀어박혀 나오지 않는다고 타이완 여행가이드들이 볼멘소리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왕리펀은 타이완에 다녀온 한 중국인 관광객의 입을 빌려 "타이완의 TV 정치프로그램들은 정말 흥미진진하고 재미있다. TV를 꺼야하지만 끌 수가 없더라. 대만에서는 누군가를 비평하고 싶으면 자유롭게 비평한다. 대만인들은 TV에 나와 마잉주(馬英九) 총통을 염치없는 사람이라고도 욕을 한다"고 소개했다.

또 "우둔이(吳敦義) 행정원장을 거짓말쟁이라고도 하고, 차이잉원(蔡英文) 민진당 당수를 부도덕하다고도 한다. 서로를 비난하는 장면을 생중계로 방영하기도 한다. 대부분의 중국인 관광객은 오후에 하는 정치프로그램을 보기 위해 호텔에 처박혀있다"고 전했다.

유력 정치인들의 일정을 무미건조하게 소개하는 중국의 TV들과 달리 타이완의 TV는 자유롭게 정치인들을 비판할 수 있다는 점이 중국인들에게 어필하고 있는 것. 또한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 만큼 타이완의 TV는 중국인들에게 더욱 흥미롭게 여겨지고 있다.

이 사연은 인터넷에 올라온지 반나절만에 5000여개의 댓글이 달리는 등 중국인들의 뜨거운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중국인들은 이를 '정치민주화에 대한 갈증'이라고 해석했다.

한 네티즌은 댓글을 통해 "타이완은 중국여행객들의 정치적 갈증을 해결해주면서 자연스레 중국에 자스민 혁명과 같은 민주화물결이 일어나길 의도했을지 모른다"며 "조만간 중국정부가 타이완 자유여행을 규제할 수도 있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중국에서는 고속철사고 등 인재가 끊이지 않으면서도 관료들이나 정치인들을 비판하는 것조차도 허용되지 않고 있다"며 "타이완의 자유로운 분위기가 부럽기 그지없다"고 평했다.

한편 중국 본토인들의 타이완 개인여행이 지난 6월28일부터 시작됐다. 그동안 중국은 타이완에 대한 단체 여행만을 허가해 왔다. 타이완 당국에 따르면 7월 한달동안 자유여행객명의로 타이완에 온 중국관광객은 852명이었다. 당초 관광객을 매일 500명으로 제한한 것에 비하면 터무니없이 적은 수다. 대만당국은 수속을 빨리 하고 여행상품의 품질을 높여나가 더 많은 중국관광객들을 유치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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