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4 전당대회 이후 주류로 떠오른 홍준표 대표 및 쇄신파 인사들은 적극적인 외부 인재 영입을 주장하는 반면 친이계를 중심으로 한 구주류는 이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한나라당 김정권 당 사무총장은 내년 4월 총선 공천 전략에 대해 "시민사회 활동을 했거나 현장에서 치열하게 주민과 봉사활동을 하면서 일하신 분들에게 문을 활짝 열어야 한다"며 "극소수의 수구 좌파만 아니면 영입을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당내 쇄신파로 기획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용태 의원도 "당의 전략지역에 대한 개념을 바꿔야 한다"며 "지명도 있는 외부 인사를 좋은 지역으로 배치하는 것이 당이 살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한나라당내 물갈이 주장은 전통적 텃밭인 '강남 3구'와 영남지역까지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이들 지역 현역 의원과 구주류 인사들의 반발이 거세다.
대구 달서가 지역구인 4선 박종근 의원은 "대구는 18대 총선에서 한나라당 공천자의 3분의 1이 낙선한 곳인데 무슨 한나라당의 꽃밭'이라는 것인가"라며 "당이나 대통령 지지도가 낮은 수도권은 다 살고, 영남권은 다 죽으라는 무책임한 얘기"라고 비판했다.
친이계 정의화 의원도 "대한민국의 선진국 진입을 위해서는 정치적 경륜이 있고 인격적으로 훌륭한 중진들의 역할이 필요하다"며 "내년 총선이 불안하다는 이유만으로 감동을 주기 위해 현역 의원들 입에서 물갈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일축했다.
물갈이를 둘러싼 신·구주류 간 갈등이 첨예한 가운데 친박계 의원들은 중재자 역할을 자임하고 나섰다. 당내 갈등 구도가 내년 총·대선에 부정적이며, 특정 입장을 지지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역풍을 경계한 것이다.
유승민 최고위원은 "지금 당직자들이 공개적으로 떠들면 공천 블랙홀로 모든 게 빨려들어 민생이고 정책이고 할 수가 없다"며 "회의에서 공천 언급 자제를 공식적으로 촉구하겠다"고 말했다.
친박계 김태환(경북 구미을) 의원도 중앙위원회 의장 출마를 선언하며 "강력한 리더십으로 중앙위를 하나로 묶어 위상을 강화하고 이를 통해 대선 승리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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