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르면 업계 전문가들은 주요 IT기업 간에 이처럼 많은 소송과 맞소송이 벌어지는 것을 본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구글은 지난주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MS), 오라클 등이 구글의 스마트폰 운영체계(OS)인 안드로이드를 질식시키기 위해 조직적인 음모의 일환으로 특허를 무기로 사용하고 있다고 비난하는 등 구글과 삼성전자, HTC 등 안드로이드 진영과 애플 등 경쟁사들이 특허를 놓고 사활을 건 법정싸움을 하고 있다.
또 노키아와 애플 등 다른 경쟁사들도 법정에서 특허를 놓고 다툼을 벌이고 있다.
지적재산권 소송 정보 전문업체인 렉스머시나(Lex Machina)의 최고경영자(CEO) 조슈아 워커는 “미국 역사상 최대규모의 특허전쟁이 벌어지고 있다”며 “지금까지 이 같은 전례는 없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배상규모나 향후 경영부담 등 소송에 따른 각종 위험도 커지고 있다. 오라클은 구글에 20억 달러(한화 2조1천380억원 상당)를 요구하고 있으며, 삼성전자와 애플 등의 경우 판결내용에 따라 미국 내 제품 판매가 막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들 소송은 또 IT기업들에 경쟁사를 공격하거나 경쟁사의 공격을 방어하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각종 특허를 비싼 가격에 사들이는 것을 부추기고 있다. 마치 냉전시대 ‘군비 경쟁(Arm race)’을 연상시키고 있다는 것.
렉스머시나에 따르면 지금까지 미국에서 진행 중인 총 1천900건의 특허소송 가운데 모바일기술과 관련된 것은 모두 270건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최근 모바일 업계에서 벌어진 특허전쟁은 많은 경쟁사가 서로 머리를 맞대고 집단으로 싸우는 것이 특징이라고 렉스머시나의 CEO 워커는 지적했다.
지금까지 반도체업계나 PC업계에서 벌어졌던 대규모 특허 관련 법정다툼은 개발자나 신생기업, 이른바 특허괴물들(patent trolls) 간에 개별적으로 이뤄졌다.
이 같은 대대적인 특허전쟁이 발생한 배경으로는 애플의 아이폰, 아이패드의 경이적인 성공을 꼽을 수 있다. 애플의 성공으로 인해 다른 기업들이 유사한 제품을 들고 이 시장에 뛰어들었으며, 구글이 안드로이드라는 OS를 거의 무료로 제공해 이들이 쉽게 시장에 접근하는 길을 열어줬다.
또 일부 기업들이 특허를 새 수입원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생겨나는 것도 특허 전쟁을 부추기는 것으로 분석됐다.
많은 전문가들은 구글이 로열티를 지불하는 선에서 이번 전쟁이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나 일각에서는 이에 앞서 업계내 엄청난 혼란이 초래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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